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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대학원 신학박사(Ph.D.) 논문 연재(2)‘O·G·H·’, <네 마녀들> 속 수수께끼
  • 전경숙 박사(성공회대 Ph.D.)
  • 승인 2019.09.26 23:10
  • 호수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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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 rer 1471-1528)의 <네 마녀들>에 표상된 기독교인문주의 연구”

전경숙 박사(성공회대 Ph.D.)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M.Div.) 부산대학교 수학과

<네 마녀들>에서 오른쪽의 인물은 두 팔을 내린 채 왼쪽의 임신한 귀부인을 바라보며 난감해 하고, 맨 뒤에 서 있는 인물은 앞을 보며 분노로 화를 내고 있다. 바닥에 놓여있는 해골과 긴뼈는 작품의 분위기에 으스스하고 음울한 긴장감을 더한다.

또한 배경 왼쪽의 열린 문 아래로는 커다란 얼굴의 악마가 보인다. 악마는 마치 자신이 이 장면을 주도하는 듯, 문 뒤에서 관객을 향해 얼굴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림 중앙의 천정 가운데 매달려 있는 둥글고 큰 구체에는 제작년도 아래에 ‘O·G·H·’라는 알파벳이 뚜렷하게 새겨져있다. 구체에 새겨진 세 문자 ‘O·G·H·’는 뒤러의 서명이나 제작년도처럼 관객을 위한 암호로 보인다. 도대체 뒤러는 저 이니셜 ‘O·G·H·’로 관객에게 무슨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일까?

20세기 이전의 연구는, <네 마녀들>을 신화들과 연계한 세속적인 동판화로 보았다. ‘삼미신(The Three Graces)’과 ‘파리스의 심판(Judgement of Paris)’ 같은 주제는 르네상스 초 예술가들에게 새롭고도 인기 있던 주제였기 때문이다. 1675년 미술사가 산드라트(Joachim von Sandrat)는 <네 마녀들>의 구도를 ‘삼미신’, 등장인물들을 마녀들로 보며 뒤러의 ‘O·G·H·’를 “O Gott hüte uns von Zaubereyen(오, 신이시여, 마술로부터 저희를 구하옵소서)”로 풀이하였다. 이 동판화의 제목이 <네 마녀들>로 불리게 된 것은 이때부터이다.

1884년, 타우징은 뒤러의 <네 마녀들>을 ‘파리스의 심판’과 1486년 마녀사냥을 위해 도미니크 수도사들에 의해 출판된 『마녀의 망치(Malleus Maleficarum)』를 관련시켜, 성적으로 탐욕스런 악마들과 계약을 맺는 육욕의 여성들이 ‘여성누드를 과시하는 파리스의 심판’으로 해석했다. 포쉬는 산드라트의 ‘삼미신’ 구도에 『마녀의 망치』를 연관시켜, <네 마녀들>의 인물들을 화환을 쓰고 있는 세속적 사랑인 비너스와 그녀를 따르는 육적인 여성들로 보았다.(『마녀의 망치』에 대해서는 4회 연재에서 소개한다)

부스트만은 둥근 구를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사랑의 묘약으로 생각했던 맨드레이크(mandrake) 열매와 동일시하여 ‘O·G·H·’를 “곳곳마다 인간을 태어나게 하는(Omnium Generato Hominum)”으로 풀이했다. 그리고 뷜러는 15세기 독일사회를 위협했던 매독의 공포에, 매춘을 여성들의 육욕의 실현이라고 본 『마녀의 망치』와 연결해서, ‘O·G·H·’를 “공공여관(Offentliches Gaste Haus)”이라고 주장했다.

20세기 전설적인 미술사가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는 당시 독일에서 유행하던 마녀이야기들 중 한 사건과 관련시켰다. 그는 한 조산부가 두 여성을 대동하고 악마의 아기를 임신한 귀부인의 집에 침입하여 ‘악마의 주문을 외며’ 태내의 아기를 죽이고 있는 장면이라고 해설하며, ‘O·G·H·’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다.

미술사가이자 여성학을 연구한 헐츠(Linda C. Hults)는 여성에 대한 선(good)과 악(bad)의 전통적인 이분법적 견해와 뒤러시대의 “묵시론적 여성혐오”를 관련시켜, ‘O·G·H·’는 잠정적으로 “인간에게 발생하는 재난(Onus Generi Humani)”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헐츠는 뒤러가 “당신들의 부인들을 다스려라, 그렇지 않으면 악마가 당신들의 권위를 침탈할 것이다.”는 내용을 <네 마녀들>의 관객에게 선정적으로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의 연구들에는 역사적 인물로서 뒤러 개인에 대한 고찰이 결여되어 있다. 뒤러의 성장배경과 신앙, 그리고 당시의 신학과 역사, 문화적 환경을 함께 살펴보자. <다음 호에 계속>

전경숙 박사(성공회대 Ph.D.)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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