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1.4.23 금 19:06
상단여백
HOME 논단 쓴물단물
쓴물단물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19.09.18 15:18
  • 호수 456
  • 댓글 0

쉽지 않은 시대이다. 사이렌에 홀린 선원들이 방향을 잃듯, 이 세대는 무언가에 홀린 것이다. 불광불급,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유광불능, 미치는 것만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삼천리 금수강산이 삼천리 분노강산이 되고, 삼천리 조국교회가 삼천리 세속화되어서, 보수니 진보니 복음적이니 뭐니 하면서 교회가 전쟁터가 되었다. 1950년에 일어난 한국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1987년에 일어난 6월 항쟁은 아직도 멈추질 않고, 대통령이든, 목사든 이 땅은 아직도 누군가의 피에 굶주려 그 입을 닫질 않고 있다. 상동교회와 YMCA를 비롯한 신앙의 선진들이 드렸던 희생제사는 제 몸을 불사르는 자기희생의 제사였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제 몸 버리고, 원수를 사랑하며 이웃을 위해 가족마저 팽개쳤던 잔인하고 냉정한 사명자의 묵종(黙從)이었다. 신앙을 글로 배우고, 희생을 말로 하는 지도자들이, 듣기만 해도 섬뜩한 피의 저주를 쏟아내며 정죄받은 자를 또 정죄하고 수치당한 자를 또 비난하여 끝내 각을 떠서 분노의 불로 불사르는 무자비한 굿판을 벌이고 있다. 21세기 11대 경제대국, 개신교 교파별 최대 규모의 교회들이 있고, 세계5대 선교사 파송 국가인 대한민국의 교회가 어쩌다가 구한말, 해방정국의 혼란과 대립과 갈등을 재현하는 슬픔과 눈물이 가득하며 저주가 가득한 전쟁터가 되었는가?

2019년 가을에 한국교회가 추수할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지금까지 뿌렸던 것을 거두리라. 저주, 분노, 편가름, 이기주의, 자본의 노예, 정치의 꼭두각시, 망나니 칼춤을 추는 글들의 선악과를 먹는 한국교회를 보면서 울고 계시는 하나님. 한국교회가 비극으로 끝나는 것이 세상의 희극의 시작이라면 하나님의 울음은 새창조를 위한 울음인 것이다. 예수의 울음에서 나사로의 부활이 시작되었듯, 오늘 한국교회의 부활은 하나님의 애도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철저한 죽음에서 한국교회의 거룩한 부활이 일어날 것이라면, 한국교회가 자랑했던 모든 것이 다 썩고 난 후에라야 교회는 다시 교회로 부활할 것이다. 교회가 죽어야 교회가 살고, 교회가 죽어야 세상이 산다. 지금 살아있다 말할 자 누구인가? 지금 죽지 않아도 된다 말하는 자 누구인가? 한국교회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의 공범이다. 한국사회의 수술은 교회의 해체부터 가능하리라. 네 모든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너는 나를 따르라! 배와 부친과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쫓은 제자들처럼, 교단, 신학교, 교회 재산을 버리고 예수를 따로는 죽음을 감행할 때에, 그 죽음에서 교회와 나라를 살리는 새순이 돋아 올라 이 땅에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할 것이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좋아요 0

기독교헤럴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