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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26)임자도에 드려진 첫 예배
  • 정원영 목사
  • 승인 2019.06.26 14:58
  • 호수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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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문준경 전도사 문중 4대손,서울서지방 제일교회 담임)

남편의 집으로 들어선 문준경, 반갑게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과 둘째 부인 소복진, 모두가 한 가족이었다. 첫째 딸 문심을 낳을 때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소복진은 문준경을 언니처럼 따랐다. 한편으로는 고마운 마음이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상존하고 있어서인지 문준경에게 더욱 마음을 쏟고 있었다. “아이고 형님! 어째 서울 생활은 하실 만하셨어요?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어요.” “그러게 말이네, 모두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가 싶네. 어찌 내 힘으로 할 수 있겠는가? 또 자네가 우리 집에 와서 이리 잘해주니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애들 아버지는 아직 안 오셨는가 보네?” 이런 반가운 담소를 나누는 중 저녁 식때가 가까워졌고 남편 정근택이 대문을 열고 들어온다. “아니! 부인, 그래 그동안 어떻게 지냈소? 그러잖아도 항상 염려되었소만”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고 문심이 아버지 덕이지요?” 이렇게 그간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문준경의 마음에 하나의 떨림이 있었다. 이곳 임자도 첫 예배를 어디에서 드리느냐 하는 것이었다. 목포에서 큰어머니 문준경의 손을 잡고 목포교회(북교동교회)를 다녔던 문심이가 “큰 어머니, 우리 예배드려요. 아버지! 큰어머니 오셨으니 함께 예배드려요.”라고 했다. 둘째 숙영도 거들었다. 아이들이 이렇게 재촉하니 정근택도 소복진도 어쩔 수 없었다. “그래 그러자구나! 예배드리자” 못 이기는 척 정근택은 예배를 허락했다. 자녀를 낳아 대를 이어야 한다는 마음에 부인의 자리를 스스로 내 준 아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던 정근택은 문준경을 가장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이것임을 알았을까! 함께 둘러앉아 임자도의 첫 예배가 드려졌다.

임자도 진리교회의 강대필 장로, 지금은 팔순이 넘어선 노구의 그는 이렇게 회상하고 있다. “그러니까 내가 우리 할머니를 따라 교회를 나갔지요. 할머니 말씀이 지금도 생각나는데 내가 문전도사님이 어떻게 일하셨는지를 소상히 알지요. 사실 진리교회의 시작은 처음에 다섯 분이 모였다고 하더라고요. 서로 아는 친척 분들을 먼저 전도하고, 와 보시라고 해가지고, 형제간들이고 동서지간이고 이러니까 우선 모였던 거죠. 여기에 정태선 씨 댁도 있었어요. 이분이 김 씨, 삼막동 김 씨인데 자식을 못 낳고 혼자 사셨어요. 이분이 문전도사님의 조카며느리 되지요. 소가(자녀를 못 나아 다른 부인을 두시고 본부인은 따로 집을 구해 살게 하고 있었다는 의미임)를 해 혼자 계셔서, 문전도사님이 숙모님 되시고 하시니 이분 집에 기거하셨지요. 이렇게 친인척 다섯 분이 처음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가 할머니께 듣기로는 임자도의 첫 예배는 정근택씨 댁에서 기족들이 드린 예배였다고 하셨지요. 이 예배를 시작으로 친인척들을 전도하고 후에 마을 사람들에게도 복음을 전했지요.” 그랬다. 강대필 장로의 말대로 임자도에서 복음전파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첫 예배는 문심과 숙영 그리고 태휴와 정근택 그리고 소복진과 문준경이 함께 드린 예배였다. “예수 사랑하심은……” 임자도의 첫 찬송이 아이들의 목을 타고 이렇게 울려 나갈 때 말씀도 함께 담을 넘어 당산 나무 아래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들렸을 것이다.

남편 정근택과 둘째 부인 소복진과의 반가운 만남은 문준경의 사역에 큰 용기가 되었다. 외지 여인이, 당시로 말하면 서양 종교인 기독교를 들고 들어와 바다와 관련한 각종 미신이 성행했던 섬 지역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가능했을까? 그러나 대지주의 본부인이 들고 온 복음을 쉬이 밀어낼 수 없었다. 하나님의 섭리는 이렇게 준비되었던 것이다. 남편의 성공과 둘째 부인과의 관계, 그리고 조카 정태선의 부인까지 빈틈없는 준비를 이루어주신 주의 은혜 가운데 그녀의 사역은 점점 싹을 튀우게 된다. 주님의 섭리가 그저 오묘할 뿐이다. 

정원영 목사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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