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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5)임자도 민어파시
  • 정원영 목사
  • 승인 2019.06.11 16:10
  • 호수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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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 (문준경 전도사 문중 4대손, 서울서지방 제일교회 담임)

정근택은 아내문준경의 조력으로 둘째 부인을 얻게 되었다. 자신과 집안을 위하는 아내의 진심을 외면한 채 또 다른 아픔을 아내에게 줄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내도 그리고 둘째 부인도 모두 소중하게 돌 본다. 그런데 둘째 부인 소복진은 이미 남편과 사별했고 아들을 하나 둔 미망 인이었다. “작은댁을 애기를 낳아본 사 람을 얻었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 이 것는가. 이 결혼은 정말로 자손을 보 려고 애기 있는 사람을 얻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 것는가. 만약 정근 택이 못 되먹은 사람이고 아내를 버리 고 바람이나 피우는 그런 사람이었다면 성공 했것다 젊었것다 뭐가 아쉬워서 사별한 여인을 얻었겠는가 젊은 처자를 얻지. 정근택은 그런 분이 아니었어. 참바른 사람이었제, 그리고 문전도사님이 새사람을 얻게 했당게. 문전도사님은 뭣 이 중헌지 아는 분이었어.”머리가 하얗 게 센 어르신이 굽은 허리를 세우며 들 려준 귀한 말씀이었다. 그렇습니다. 애 기를 나아본 경험이 있는 여인을 부인 으로 얻었다는 것은 분명히 자손을 얻 기 위한 결혼이었다는 것을 나타내고 또한 그것이 바로 문준경의 마음이었다 는 것이다.
사실 남편 정근택이 일하는 임자도 파 시는 그 규모가 대단했다. 6월부터 10월 에 이르는 민어철이 되면 임자도에 있는 타리섬을 중심으로 파시가 형성된다. 타 리섬은 임자도 백사장 해수욕장의 끝자 락 건너편에 있는 섬이다. 12Km나 되는 이 해수욕장의 백사장을 중심으로 기둥 을 듬성듬성 세우고 거적과 이엉을 두른 초막이 수백호가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철을 따라 하나의 시장 마을이 형성되는 데 고기를 잡는 일만이 아니라 이 일을 지원하는 각종 업종들이 함께 들어서게 된다. 1925년 8월 11일 동아일보 자료에 의하면 타리 파시에는 166척의 선박 이 조업 중이었고 684명의 선원들이 일 을 하고 있었다고 기록했다. 조선인 상 점이 100개, 일본인 상점이 16개가 있었 는데 61개가 음식점, 18개가 요리점으 로 유흥업도 크게 번성하였다. 조선인 잡화상인 6, 일본인 잡화상이 8, 목욕탕 이 1, 세탁이 3, 이발이 5 그리고 선구상 이 조선인 4, 일본인2 중계업은 조선인 5명이 있었다. 정근택은 이곳에서 선구 상과 중계업을 동시에 했다. 정근택은 서해왕(西海王)이라는 별명을 가졌고 이 섬 근처에서 무관의 왕이라 불릴 정도였 으며 서해안에서 나는 어물들이 그의 손 을 거치지 않고는 매매되지 못했다고 ‘김영희’작가의『섬으로 흐르는 역사』 (출판:동문선)는 여러 문헌들을 통해 증 명된 바를 전하고 있다. 항구에 정박한 어선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어부들뿐 아 니라 고기를 사로 온 객주들이 모여들어 섬마을은 민어철 내내 북적대는 곳이 되 었다. 이 곳에서 잡은 민어는 대부분 일 본으로 팔려 나갔다. 일본인 객주들이몰려와서 고기를 잡는 족족 중계상을 통 해 매도를 하고 가공한 뒤 일본으로 가 져갔다. 임자도에서 만들어지는 경제 단 위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것 이었다. 정근택은 이 곳에서 대 지주로 성장하게 된다.
이 곳 요리점에는 일본인과 조선인 창 기들이 합하여 1백 30여명이 있었다고 ‘김영희’작가의 책은 전하고 있으며 당 시 맥주 1병이 1원이었는데 창기 1명당 평균 8백원을 벌었다고 할 정도다. “근 택이 돈도 벌었제 또 일본 기생들까지 와서 일하는 곳이었는디 만약 그어르신 이 허랑방탕한 분이었다면 그렇게 성공 할 수 없었을 것이여. 그리고 부인도 그 곳에서 그런 여자를 얻었을 거 아닌가? 막말로 뭐가 아쉬워 진도까지 가서 그라 고 아를 갖고 있는 사별한 여인을 얻었 것는가? 또 그 부인과 죽을 때까지 3남 4녀의 자녀를 낳고 가정을 돌보며 살 수 있었겠는가?”바다 내음을 타고 넘어오 는 촌로의 음성은 긴 여운이 배여 있었다.

정원영 목사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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