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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24)서남해 도서를 향해 떠나다
  • 정원영 목사
  • 승인 2019.06.11 15:38
  • 호수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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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문준경 전도사 문중 4대손, 서울서지방 제일교회 담임)

원입생이 된 문준경은 꿈만 같은 시간을 보낸다. 교정과 기숙사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지는 기도와 찬양 소리 속에서 그리고 강의실의 뜨거운 배움 속에서 하나하나 만들어져갔다. 이렇게 6개월의 공부시간이 흘러 이제 실습을 떠나야 했다. 문준경은 고민하지 않고 고향 서남해로 가겠다고 학교에 보고하였다. 도서의 영혼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던 이명직 원장님과의 약속 뿐 아니라 하나님께도 이미 서원한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향 암태도 혹은 시댁이 있는 증도 아니면 남편이 있는 임자도로 갈지 쉽게 정하지 못하였다. 준경은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주님! 이제 주님이 원하시는 곳으로 제 마음을 이끌어 주세요.” 준경은 이렇게 기도하던 중 임자도를 선택하게 된다. 임자도는 자신의 삶의 근거가 되고 도움이 되고 있는 남편이 있는 곳이고 또한 그렇게 보고 싶은 문심을 비롯한 자녀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왜 인간적인 마음이 들까하는 의구심도 품어보았지만 임자도로 건너는 배에 올라타고서야 하나님께서 왜 그런 마음을 주셨는지를 깨닫게 된다.

도서 지역이란 외부 사람들에 대해 경계가 많은 곳이다. 서남해 도서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섬 출신이 아니면 일단 외부사람들로 여긴다. 또한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가기에 미신이 성행한 지역이다. 이런 곳에 외부인이 그것도 여인이 복음을 들고 간다는 것은 어쩌면 목숨을 걸고 가야 하는 그런 위험천만한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준경은 막상 임자도에 입도하는 배를 타고서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된다. “아이고 아주머니! 못 뵈던 분인데 누구신지요? 친척집이라도 다녀가시려고 임자도에 오시나봅니다?” 섬을 건너는 작은 목선(풍선) 안에서부터 경계하듯 묻는 사람들의 물음을 피해갈 수 없었다. “예, 혹 근택씨라고 아시는지요? 진리에도 집이 있고 타리섬에서 중계업을 하시는 분이지요. 그분이 제 남편인데 아이들도 보고 남편도 만날 겸 해서 가는 것이지요?” “아! 그래요. 그분이 본부인이 있다고 하시더니 그분인신가봅니다. 아이고,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이쪽으로 편안히 앉으시지요. 저희도 근택 어르신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준경은 이들의 대답과 배려에 사뭇 놀랬다. 외부인인 자신에게 친절히 대하며 경계를 푸는 모습에서 하나님께서 왜 임자도를 택하도록 마음을 주셨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남편의 그늘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남편은 임자도 민어파시에서 대 성공을 거둔 사업가였다. 민어철이면 임자도 타리섬에서 고깃배에 물건을 대 주었다. 2-3주씩 바다로 나가는 배에 필요한 생필품과 어구를 제공하고 잡아온 생선으로 대금을 받았다. 받은 민어ㅤㅌㅡㅌ 직접 판매하고 어부들의 것은 중개해 주고 수수료를 받았다. 어려서 목포 선구점에서 일하였기에 일본어에 능통했고 일본인들의 비즈니스를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일본인들에게 중개하는 일을 전담하다시피하게 되었고 대 성공의 길을 걷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임자도의 대지주가 되었고 그를 통해 어민들이 도움을 많이 받게 되었다. 그래서 정근택의 본부인인 문준경을 주님들은 존중하고 함부로 하지 못했다. 하나님의 예비하심이었다. 문준경은 이런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순간 알아차리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주민들이 자신을 정근택의 본부인으로 알고 있다는 것에서 남편의 집도 마음 편히 찾을 수 있었다. 보고 싶었던 문심이 “큰어머니”하고 달려와 가슴에 안겼다. 자신이 살려낸 딸이었지만 이런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깨닫고 보니 하나님의 선물이며 축복이었다는 것도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임자도는 어떤 땅일까? 아니 남편이 있는 그 땅은 어떤 곳일까?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이끄심을 읽은 그녀가 이제 이곳에서 어떻게 주님을 의지하며 복음을 전하게 될지가 기대 될 뿐이다. 하나님의 섭리는 정말 알 수 없는 오묘함이다.   

정원영 목사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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