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6.20 목 21:28
상단여백
HOME 독자기고
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22)깨달음과 새로운 시작이 꿈틀대다.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19.06.10 17:23
  • 호수 444
  • 댓글 0

정원영 목사 (문준경 전도사 문중 4대손, 서울서지방 제일교회 담임)

문준경은 이혼을 요구했던 일이 무마되자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청강생으로 생활해야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남편이 쥐어준 돈도 떨어져 갔다. 물론 서울에 일가들이 있었지만 도움을 받는 것도 한두 번으로 족해야 하는 일이었다. 생활비를 아끼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하루에 한 끼만 먹는 날도 생겨났다.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자 가장 먼저 눈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칠판의 글씨와 선생님들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기도 했다. 이대로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몰려왔다. 이런 생각이 들 때 마다 문준경은 학교 종각 밑으로 들어가 “주여! 주여! 주여!” 크게 세 번을 외쳤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금방 기운이 솟아나곤 했다. 문준경은 마지막 한 번만 더 원장을 찾아가 사정해 보기로 했다.

“원장님, 염치없는 부탁인 줄은 잘 압니다만 저를 원입생으로 받아주십시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아무도 찾지 않는 저 벽지의 도서를 돌아다니며 불쌍한 영혼들을 전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해야 숙식도 해결하고 공부에도 전력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장님!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규칙은 규칙인지라 원장님도 어찌할 수는 없었다. “사정은 잘 압니다만 규칙은 한번 어기면 걷잡을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조금만 더 참고 인내하며 주님의 도우심을 구해봅시다.” 실망을 금할 길이 없었다. 눈물을 흘리며 원장실을 나왔다. 원장실 복도에 걸려 있던 예수님의 초상화가 아련하게 보였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나의 준경아, 어서 내게로 오라. 내가 너를 편히 쉬게 하리라.” 자신을 부르는 것만 같아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치 못하고 예배당으로 뛰어 들어갔다. “주님! 호의호식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계속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이젠 돈도 다 떨어졌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공부를 계속 할 수 있겠습니까? 주여! 주여!” 기도하고 찬송하기를 계속하였다. 이때 문준경은 십자가에 못 박혀 피를 흘리시는 예수님의 환상을 보게 된다. “주여! 이 죄인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이 죄인은 한낱 현실의 괴로움을 못 참아 불평과 한숨 속에서 헤매고 있었군요. 이 죄인은 주님의 일을 하겠다고 작정해 놓고도 작은 고통 하나 참지 못하고 괴로워했습니다. 주님께서 부탁하신 도서 지역 수많은 영혼들을 위해 흔들리지 않게 하옵소서.” 한참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채 기도를 드리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문준경은 기도 중에 또 한 가지 귀중한 사실을 깨달았다. 결혼 후 남편과 생활한 10여년의 세월동안 자녀를 낳지 못해 아내의 자리를 내어주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남편의 성공을 통해 서남해 어디를 가든지 함부로 할 수 없는 대 재력가의 아내를 만들어 주셨다. 그리고 부르셔서 장석초 김응조 이성봉 목사라는 당대의 걸출한 목회자들을 통해 훈련받게 하셨다. 그래서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체험을 갖게 하시고 도서 지역의 전도의 방법도 발견케도 하셨다.  그리고 이제는 경성성서학원을 보내셨다. 그 남편이 든든한 조력자가 되게도 하셨다. 이 모든 지난날의 과정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준비과정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주께 맡기고 화평한 마음으로 미소를 머금은 채 예배당 문을 나서게 되었다.

그런데 저만치에서 이성봉 목사님이 미소 지으며 걸어오고 계시는 것 아닌가? 반가운 마음에 급히 뛰어가 맞이했다. “목사님! 어떻게 오셨어요?” 그저 허허 웃기만 할뿐 달리 말이 없으셨다. 주님은 무슨 계획이 있으셔서 이성봉 목사를 보내신 것일까? 항상 주님의 그 오묘하심에 놀랄 뿐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하나님의 뜻하심이 있을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미소가 지어진다. 문준경은 원입생이 될 수 있을까? 하나님의 섭리와 일하심이 그저 궁금할 뿐이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좋아요 0

기독교헤럴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