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맥클리어리 전킨(William McCleary Junkin)은 유니온 신학교에 재학 중 언더우드와 윤치호의 강연을 듣고 헌신하여, 남장로교회 선교부가 파송한 ‘7인의 선발대’로 내한했다. 1892년 11월 서울에 도착하여 한국어를 배우며 호남선교 준비를 하였다. 1894년부터 한국어 능력은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1895년 3월 그의 서소문 사역은 신앙공동체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 때 전킨 목사가 인도하는 첫 예배가 드려졌던 것이다. 서소문공동체에서 신앙을 고백하는 5명을 문답하여 두 명이 세례를 받았다.

그 후 드루 의료선교사와 함께 1896년 4월에 군산으로 내려가 7월 20일 송영도 김봉래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호남 최초의 세례였다. 군산교회는 이렇게 시작되었다.(구암교회 송영도 집사의 아들 송만남은 개복동교회 장로가 되었다) 그 후 전킨은 1897년에 7명, 1898년에 14명, 1899년 상반기에 30명, 하반기에 56명 1900년에 53명에게 세례를 주었다. 1899년 12월 21일 그의 사택에서 첫 예배를 드림으로 궁말교회(현 구암교회)와 군산예수병원이 시작되었다. 안식년을 갔다 온 후 1902년 77명에게 세례를 주고, 4명의 아이가 유아세례를 받았다. 이 때 군산선교부 내에는 만자산, 남차문, 송지동, 통사동 등 모두 네 곳에 신앙공동체가 세워져 있었다.

전킨부인은 1902년 군산남학교(후에 영명학교)를 시작한데 이어 1903년 스트래퍼에 의해 시작된 군산여학교(후에 멜본딘학교)를 1904년 인수 받아 운영하기 시작했다. 남장로교 한국 선교부는 전킨의 건강을 염려하여 1904년 연례회의에서 그의 사역지를 전주 3마일 이내로 제한했다. 전킨의 사역은 모두 4개의 영역-전주사역, 지방사역, 전주남학교, 평양신학교-에서 진행됐다. 전킨이 담당하고 있던 전주교회 사역은 전킨 부임 이후 번영을 구가하게 되었다.

전킨은 1906년 전주 서문밖에 780평의 대지 위에 57평 건평의 한양절충식 새로운 예배당(지금의 서문교회) 건축을 주도하여 교회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킨의 지방사역지는 김제와 금구 두 개 군이다. 또 전킨은 냇물에 빠져 죽을 뻔 하고, 주막에서 모기와 빈대에게 시달리며 6교회를 설립하고 고아원을 세웠다.

전킨은 한국 축구의 아버지다. 평양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축구를 보급했다. 당시 평양에서 축구는 수천 명의 관객이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인기 종목이다. 특히 숭실전문학교와 평양 신학교 학생 간의 축구 라이벌전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또한 군산의 영명학교에 야구부를 멜본딘학교에 정구부를 신설한 것이 1902년 무렵이었다. 오늘날 군산에서 뛰어난 야구선수들이 많이 배출된 것이 이유 없이 생겨난 것이 아니다. 이미 1894년부터 군산 개항 시기에 맞춰 이곳에 자리를 잡고 교회와 학교를 통해 씨를 뿌린 전킨 선교사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킨은 1908년 1월 2일 전주에서 사망했다. 장티푸스가 폐렴으로 발전한 것이다. 열정적인 선교로 몸에 많은 무리를 주었기 때문이었다. 전킨이 남긴 마지막 말은 “나는-매우-행복합니다.”였다. 시신은 군산으로 옮겨져 그의 3명의 아들 곁에 묻혔다. 동료 선교사들과 서문밖교회 성도들은 전킨을 기념하는 학교를 세우고 기전(紀全: 전킨을 기념함)이라고 이름 지었다. 전킨은 풍토병으로 죽기까지 17년간 척박했던 호남지방에 머무르며 복음의 초석을 다지며 젊음을 불태웠던 선구자이다.

김헌곤 목사(문준경순교기념관 관장)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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