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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국가 쿠바 여행기(4)
  • 허상봉 목사(동대전교회 원로)
  • 승인 2019.05.17 16:20
  • 호수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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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모 기업은 쿠바 정부로부터 사업비를 받지 못하여 철수하였고, 국제보험사로부터 200억불을 보상받았으나, 이후 국제보험회사에서 한국기업의 쿠바 진출 시 보험가입을 거절하고 있다고 현지인이 전했다.

나를 안내한 현지인은 쿠바에서 7년 동안 소고기를 구매할 수 없어 먹지를 못하였다고 한다. 이유는 국가에서 우유공급을 위해 소를 키우지만, 도살 후 고급식당에서 전량 구매하여 고위층에 유통하고 때문이며, 국민들은 적은 봉급으로 사먹을 수가 없는 형편이며, 생활용품과 의약품 절대부족하다고 한다. 안내인의 말에 의하면, 입던 옷을 보내주면 매우 유용하게 나누어 줄 수 있겠다고 한다. 하지만 방법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쿠바 전국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관광지로 개발된 곳과 도시에는 윤택한 사람들, 부유한 사람들, 큰 집에 현대식 전자제품을 들여놓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지역과 관광지역을 탐방하며 비교하면 생활의 수준 차이를 알 수 있다. 쿠바 정부는 관광수입을 위하여 관광지를 정책적으로 개발하려고 한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쿠바정부는 국민적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매년 많은 비용을 들여 혁명의 불꽃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축제는 이미 순응적 선호가 된 국민들의 마음에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 같다. '순응적 선호'란 사회과학에서 억압당하는 사람들 또는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아 자기 마음이 편해지는 방식으로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축제의 기간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보면 허전함으로 지내면서 또 1년을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본다. 역사의 의미는 중요하다. 그러나 역사의 의미를 자신들의 체재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정권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혁명가에서 통치자가 된 카스트로는 군복이나 트레이닝 복을 착용하고 국민에게 자신을 드러냈다. 이는 혁명가의 모습과 일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하며, 트레이닝복도 모 회사의 제품만 선호하였다고 한다.

쿠바는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국가이며 개인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국가이다. 인터넷을 통제하므로 이 메일이나 카카오톡을 검열하고, 집단시위를 불허하며 사전에 통제하는 수단이 잘 되어 있어 정부에 대한 불만은 엄벌에 처하는 국가이다.

쿠바는 젊은이들에게 꿈, 비전이라는 단어와 말도 줄 수 없는 곳이다. 소수의 기업이 있지만국영이며, 자영업은 재원이 없어 시작하기가 어려운 곳이다. 포르투갈에서 온 여행자는 '쿠바여행은 충격이었다고 하며 북한과 같다. 사회주의 국가의 현존하는 실상'이라고 하였다. 

독일에서 온 여행자도 만났고, 싱가포르에서 온 젊은 중국인 여행자도 만났다. 중국인 젊은 여행자에게 이곳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자연의 아름다움은 뛰어난 곳이라고 하면서 정치와 사회체제에 대한 이야기는 회피하였다. 다만, 충격이라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쿠바는 선교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선교를 할 수 없는 체재를 가진 국가이다. 아마 북한도 그러하리라 본다.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수 없는 국가이다. 특히, 외국인이 입국하여 선교활동을 하는 경우에 즉시 추방당할 수 있는 곳이다. 목사, 선교사라는 신분은 경계의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쿠바는 북한과 수교를 맺은 국가이다. 아직 대한민국과 수교는 없지만 경제활동을 위하여 아바나에 무역관이 있어 한국인이 상주하고 있으며, 비상시에는 멕시코 대사관의 도움을 청하여야 한다. 소수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지만, 이들이 쿠바에 거주하게 된 배경은 다양하며 정치적으로 예민하다. 수도 아바나 시에는 한국인보다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더 많이 상주하고 있다.

카스트로는 어릴 때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하였고,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학교를 다녔으며 영세도 받았다. 그러나... 내가 쿠바 선교지 여행에서 얻은 소득가운 데 하나는 ‘FIDEL & RELIGION’란 책을 구한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카스트로가 왜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사회주의 혁명가가 되었는가를 관찰할 수 있었다. 또 한권은 ‘REMEMBERING CHE’ 이다. 이 책은 체 게바라의 아내가 저술한 것으로, 체 게바라가 혁명가로 살아온 족적을 살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두 권의 책에서 종교의 순기능이 얼마나 중요한가와 역기능의 피해가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다. 혁명의 절대가치와 이념의 결과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이념과 가치가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 시기에 누구를 만나며, 어떠한 책을 읽으며, 어떠한 사람들과 교제하는 가에 따라 자신의 미래는 물론, 공동체의 미래와 국가의 미래, 더 나아가 세계의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닫혀진 국가, 쿠바는 선교의 관심에서 나의 호기심을 품게 하였다. 그러나 철저하게 통제하고 사회주의 혁명의 이념과 가치로 무장된 국가, 쿠바는 북한과 함께 지구상에 있는 곳이며 기독교인들의 특별한 기도가 필요한 곳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번영과 발전이 지상의 궁극적 목표는 아닐지라도 국가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도록 경제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며, 함께 편리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여건을 제공하는 일을 발전시켜 나가며 국민을 위하여 제공하여야 하는데, 이를 위하여 이념적으로 대치하며 고립된 국가로 현존하는 쿠바를 보면서 개방을 위하여 기도하여야 할 필요를 느꼈다.

북한은 가보지 않았지만, 매스컴을 통하여 보고 들은 정보와 자료, 북한 인접국에서 관찰하거나 탈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하여 보면, 북한은 쿠바와 유사한 점이 너무 많기에 북한 주민에 대한 동정심을 가지게 되었다. 쿠바나 북한이나 누구를 위한 정권이며,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를 다시 생각한다. 로마 제국 하에서의 기독교를 생각한다.
쿠바를 식민지화하였던 스페인과 그 당시의 가톨릭 그리고 쿠바가 독립하는데 일조하였던 미국과 미국의 가톨릭은 정치와 종교의 역기능으로 쿠바 국민의 국민적 적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오늘도 이러한 면에서 자본주의 국가를 경계하고, 자존주의 국가의 종교에 거부감과 저항감을 갖고 있다.

짧은 일정에 쿠바에 대한 전부를 파악하고, 다 알 수 있는 기회를 갖지는 못하였지만, 나는 사회주의체재 하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았고, 국가의 경제적 수준을 보았다. 그리고 종교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거룩'은 성경적 구호가 아니라, 어느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든, 사랑과 섬김으로 표현되는 삶의 신실함이어야 함을 깨달았다. 

또한 종교는 제도 위에 군림하여 영역을 넓히는 집단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도록 하는 역할을 위하여 사람의 심성과 이성에 선함의 순기능을 사명으로 이행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함을 생각해 본다. 더 나아가 개신교, 교회는 우리 사회에 무엇을 위해,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하여야 하는 가를 되짚어 본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ON THE BASIS OF SEX’라는 영화에서 미국 대법원 현판에 쓰여 진 글을 보았다. “이성은 모든 법의 정신이다.” 영화에서 하바드 로스쿨의 프로인드 교수는 판결의 일관성에 대한 강의에서 “판사들은 선례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문화적 변화 역시 무시를 못한다. 그 날의 날씨는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없지만 시대의 기후는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였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보시는 이 시대의 기후는 어떠할까?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유영권 학장)은 2017년 5월 10일, 원두우 신학관 예배실에서 재학생들과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57회 연세신학 공개학술강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강좌는 ‘사회주의에서 기독교의 역할’이란 주제로 레이네리오 아르쎄 발렌틴 교수(전 쿠바 마탄스스  개신교대학 총장)가 발표했다.

발렌틴 교수에 의하면, “쿠바 정부와 기독교의 관계는 1959년 쿠바 혁명을 기점으로 정부와 교회와의 관계를 네 시기 즉 우호적 관계, 긴장과 대립의 관계(6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80년대 중반 ‘피델과 종교’ 출판 이후의 시기, 대화와 협력의 시기로 구분된다.”고 했다.

발렌틴 교수는 “교회와 신학은 현장에서 분리될 수 없다”며, “신학은 고립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쿠바의 교회와 신학은 상황적, 정치적 헌신, 성경적, 선교적 특성과 상호연관 되어 있다”고 했다. 발렌틴 교수는 “우리가 믿음의 비판적 성찰로써 신학을 이해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실천으로 인도한다면 그 신학은 선교적이고, 교회의 공동 선교로서의 예언자적 증인은 에큐메니칼적이다”고 했다.

끝으로 발렌틴 교수는 “어떻게 우리의 상황 속에서 예언자가 될 수 있고, 어떻게 우리가 이 격동의 시기에 하나님의 뜻과 시대를 분별할 수 있을까?, 주를 따르는 신실한 이들로서 오늘이 세상 가운데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높이 드러낼 수 있을까? 이것이 지금 쿠바의 교회가 끊임없이 추구하는 질문들이다”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허상봉 목사(동대전교회 원로)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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