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 열면 우리는 모두가 한 형제

여담도 나누며 어떻게 하든 그를 붙들었으니 복음을 전하리라, 다짐한다. 만약 그가 벌떡 일어서 나가기라도 하면 그런 낭패가 아닐 수 없어 조심스럽게, 그의 마음이 열리는 정도를 헤아리며 우동을 하나 더 주문하고 우선 나의 몫을 같이 먹도록 권하였다.

낯선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마음의 문을 열기만하면 우리는 모두가 허물없는 한 형제인 것이다. 작은 일에 서로 얼굴 붉히고 큰소리치고 눈앞의 작은 이익을 따지고 그렇게 살아서 얻는 것이 무엇이며 설령 그렇게 얻어서 무엇에 쓸 것인가?

‘항상 기뻐하라, 감사하라’실천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하니 그도 인정한다. 주문한 그의 몫의 식사가 오고 분위기는 한결 부드럽고 웃음이 인다. 편하게 많이 먹으라고 권하고 먹는 것을 보니 그의 식성(食性)이대단하다. 그래 젊은 나이에 떠돌아다니며 밥이나 제대로 챙겨 먹었을라고! 한 편, 측은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 이런가! 두 분(김혜경 한방실 집사님)의 몫을 더 주었고 따로 밥 한 그릇을 더 주문하여 배불리 먹게 하였다.‘ 그러면 그렇지 이제야 눈이 나오네’‘배부른 순한 양(羊)이여! 그를 향한 나의 말에 모두가 한바탕 웃는다. 박동선(46세, 가명) 형제는 고향이 강원도인데 지금은 경남 마산에 있는 절(寺刹)에서 기거하며 이곳은 처음 길이라고 한다. 그는 이혼을 하고 아들 (완영 21세, 대학생) 하나인데 아들은 현재 서울의 누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직장생활도 하였으나 지금은 이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따라 그가 벗어 놓은 배낭과 목탁은 더없이 무거워 보이고 파르라니 깎은 머리는 온갖 번뇌(?)로 가득 차고 빛바랜 장삼은 왜 저토록 초라하게만 보이는지...박동선 형제여! 인생의 선배로서 충고한다. 부부는 헤어지면 남남이지만 부자간의 혈육의 정은 끊을 수가 없다. 금수(禽獸)도 석양이 되면 둥우리를 찾는데 장성한 자식은‘내 아버지는 오늘밤엔 어느 하늘 아래서 뭘 하고 어떻게 계실까!’그리움에 잠 못 이루고, 집 떠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꿈에도 못 잊을 내 자식이 밤마다 눈에 밟히는데 이렇게 방황하고 있느냐? 빨리 자식에게로 돌아가라고, 간곡히 당부하였다. 그도 감정을 지닌 사람이라 눈시울이 붉어지며 숙연해진다.

지금의 이 승려차림은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데서 오는 잠깐의 외출이라 생각하고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 가정으로 돌아가라. 그리고‘하나님 품으로 돌아오라.’오늘우리가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박동선 형제를 사랑하시어 지금까지의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변화된 삶을 이루도록 인도하신 것이다. 이제 승려복 차림으로 형제의 본심을 더 이상 감추지 말고 당당히‘예수님의 품안으로 돌아오라.’인생에 대해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도 이런 생활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속에 담은 말을 한다. 오늘 순천이 처음길인데 좋은 분을 만나게 되어 너무도 고맙다고 한다. 우리 함께 영접 기도하자. 그를 안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한다.

“사랑의 하나님, 놀라운 사랑과 구원의 계획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나는 죄인인 것을 깨닫고 회개합니다. 지금 내 마음의문을 열고 예수님을 나의구주, 나의 하나님으로 영접합니다. 나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나를 구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하나님의뜻에 순종하며 살게 하여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체격이 우람한 그를 안고 기도하는 나의 눈시울도 뜨겁고 그도 울먹인다‘. 아멘’소리가 작다고 하니 다시 큰소리로‘아멘’하고 반복한다. 우리 일행은 감격하여 약속이나 한 듯‘아멘’을 외치니 홀 안에서 식사하던 사람들이 처다 보며 놀랜다.

그의 전화번호를 누르니 진동 상태의 핸드폰이 추위에 떨 듯이 정적을 깬다. 오늘부터 하루 한 번씩 서로 전화하기로 약속을 하고 손도장을 찍으며 웃는다. 사랑하는 박동선 형제여! 내가 믿는 하나님은 이렇게 좋은 분입니다. 형제와 헤어지면우리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다시 만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새벽마다 형제를 위하여 기도할 것입니다. 부디 오늘 이 귀한 만남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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