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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단체 ‘통합’ 실패” 신뢰 문제한복협, 토론회서 집중 다뤄
  • 박지현 최재봉 박노성 기자
  • 승인 2018.11.20 09:11
  • 호수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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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이정익 목사, 이하 한복협)는 지난 11월 16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정기 월례회를 갖고 연합단체의 통합 가능성을 타진했다.

최근 교계 연합단체의 통합 추진이 결렬되면서 토론회가 열려 시작부터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토론회는 한복협 교회갱신위원장 지형은 목사의 사회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한국기독교연합(이하 한기연) 대표회장 이동석 목사,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 공동회장 전계헌·전명구 목사가 참석하여 각 소속 단체의 견해를 밝혔다. 또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이성구 목사, CBS 변상욱 대기자, 청어람아카데미 양희송 대표가 패널로 토론에 나섰다.

먼저 토론에 나선 엄기호 목사는 “한기총은 그동안 동성애·차별금지법 등 대사회적인 문제에 성경을 따라 그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면서 “통일을 대비해 이념적·정치적으로 갈라져 있는 벌어진 간극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메워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한기총은 연합단체들과의 통합에서 문은 언제나 열려있으나 한기연은 한기총에서 떨어져 나간 후 이단 문제만 해결되면 돌아온다고 했으나 씨그널 만 보내 왔을 뿐, 오히려 한교총과 연합하려 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동석 목사는 “올해만 통합 합의서에 세 번을 사인했지만, 아직도 하나 됨을 보여주지 못하고 비난까지 받은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 목사는 또 “지난해 한기총과 네 가지 사항의 통합원칙에 합의했지만, 한기총 대표회장이 법원에서 직무정지 처분을 받아 통합 작업을 원만하게 진행하지 못했다”면서 “한교총과의 우선적 통합 추진을 하려 했으나 정관의 문제로 결렬됐다. 하지만 통합정신을 이어받아 연합단체 명칭을 ‘한기연’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목사는 “통합의 결렬은 신뢰의 결여이다. 교회는 힘이 있다고 잘 되는 게 아니다”며 “큰 교단일수록 작은 교단들을 위해 함께 사역하는 것이 진정 주님이 기뻐하시는 통합”이라며 “연합기관의 통합 문제는 12월 새롭게 구성될 임원진 손에 넘어가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계헌 목사는 한기총의 권력다툼·금권선거·이단문제 등을 문제로 제시하며 “오늘날 한국교회의 연합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는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진일보된 답변을 내놓았다. 전 목사는 또 “부패와 타락으로 얼룩진 한국교회가 교회 본연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목사는 “한교총과 한기연은 10월 28일 통합에 원칙적 합의를 했지만 다음날 한기연이 새롭게 20가지를 제안해 통합에 난항을 겪었다”며 “교회가 연합하는 것은 하나님의 요청이고 성경에 나온 명령인데 우리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자책했다.

이에 대해 전 목사는 “하나님에 대한 순종과 삼위일체적 성육신의 희생이 없다면 진정한 연합은 어렵다”면서 “개인의 명예나 욕망은 십자가에 못 박고 머리와 가슴을 맞대고 기도하는 자리를 만들어서 연합을 속히 이뤄 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전명구 목사는 연합단체의 통합 불가 사유를 ‘누가 대표회장이 되느냐’의 조직운영 문제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전 목사는 대표회장을 윤번제로 하는 한교총의 사례를 들어 “교회가 하나 되지 못한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성도를 위한 그리고 한국교회를 위한 단체가 되어 비기독교인들도 환영하는 연합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답은 ‘복음’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는 앞선 의견들에 대해 반론과 여러 가지 방안이 제기됐다. 각 단체별 연합은 교회의 공교회성을 확고히 하고 지역·사회·세대별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여러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성구 목사는 “대표회장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화를 부른다”면서 “한국교회에 원로목사회를 만들고, 대표회장을 총회의장 정도로 바꾸고, 대형 교단들의 힘을 감소시키는 것 등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CBS 변상욱 대기자는 연합기관들의 통합을 부정적으로 보았다. 변 기자는 “각 단체가 연합도 잘 안 되는 마당에 일치를 논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라며 “교단마다 성향이 각기 다른데 일치된 지휘권이 도출될 수 있겠느냐”고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변 기자는 또 “비정치적인 거버넌스(governance)가 필요하다”며 “태안 기름유출사태 당시 자원봉사를 갔던 것처럼 비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한국교회가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버넌스란 “정책 결정에 있어 정부 주도의 통제와 관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주체적인 행위자로 협의와 합의 과정을 통하여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해 나가는 사회적 통치 시스템”이다.

변 기자는 “교단마다 각 분과위원회가 있지만 실제 결과물로 도출되는 것은 많지 않다”며 “통합 논의 이전에 한국교회를 위해 정책입안의 기초가 되는 각종 시스템을 개발 연구하는 독립기관인 씽크탱크(Think tank)를 만들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기의 한국교회 대처법 등을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발표할 수 있는 별도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희송 대표는 “연합단체가 진정으로 한국 교계를 대표할 수 있는가는 생각해볼 문제”라며 “성도들의 입장에서 볼 때 연합단체는 있으나 없으나 신앙생활에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양 대표는 “오늘날 교회를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성도가 약 100~200만에 이르는데 연합단체는 신뢰와 책임을 잃고 각기 작은 이익을 추구하려 한다”며 “연합단체의 대표성은 성도들에게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연합단체가 존재하는 그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오간 의견들이 어떻게 진정성있게 각 단체에게 전달될지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새 연합단체 장이 나서 이 문제를 속히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지현 최재봉 박노성 기자  dsglory@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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