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목사(서울신학대학교 설교대학원장)

예술사와 문화사를 최초로 연구한 스위스의 역사가 야곱 크리스토퍼 부르크하르트가 이런 말을 했다 ‘그리스 시대에는 예술이 정치와 경제를 이끌었다. 로마 시대에는 정치가 문화와 경제를 이끌었다. 중세 시대에는 종교가 정치와 경제를 이끌었다. 그리고 미래에는 경제가 정치와 문화를 이끌 것이다.’ 부르크하르트가 1818년에 태어났으니 근 2세기 전의 인물입니다. 그가 말한 미래는 바로 오늘 우리 시대에 해당될 것이다. 그의 예언은 정확하게 맞았다. 오늘 우리 시대는 돈이 왕노릇 한다. 정치, 군사, 문화, 국제관계 등 전 분야의 종착지는 돈이다. 반면에 종교는 오늘 우리 사회에서 존재감이 없다. 놀랍게도 성도인 우리안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루 일과에 하나님을 향한 분량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의 관심과 행동 속에 신앙과 관계있는 부분들은 어느 정도인가? 그저 세끼 식사 때 기도하는 정도 아닌가? 배우고 확실한 일에 거하라는 말씀은 우리와 어떤 연관성이 있나? 놀랍게도 십자가 투성이인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탈 종교적 현상이다.

  금번 여름 신대원 생들을 데리고 이스라엘과 터키로 성지연수를 다녀왔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았다. 예루살렘은 한마디로 종교의 도시이다. 기독교가 없지는 않지만 주류는 유대교와 이슬람교이다. 정통 유대교도들은 겸손을 의미하는 검은색의 쯔니우트 의상(Tzniut clothing)을 착용하고 아침부터 통곡의 벽에 와 토라를 읽고 기도한다. 그들의 24시간과 일생은 종교 그 자체이다. 무하메드의 승천을 기념해 세운 예루살렘 한복판의 황금색 돔에서는 무슬림들이 하루 다섯 번씩 기도를 드린다. 예수 때문에 유명해진 예루살렘에 정작 예수를 죽인 유대교와 기독교를 박해하는 이슬람교가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 모두는 일상이 종교 그 자체이다.

  터키에는 소아시아 일곱교회의 유적지를 비롯 로마의 박해를 피해 20층 규모의 지하도시를 4만명 가량의 신앙인들이 평생 머물며 신앙을 지켰던 데린구유 등 수많은 기독교 유적지가 있다. 하지만 말 그 모든 것은 폐허가 되어. 기독교를 박해했던 무슬림들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 예수께서 빌라도의 법정에서 갈보리로 걸어가신 길 1.5KM 너비 2미터 정도의 길을 ‘비아 돌로로사’(슬픔의 길)하는데 그 길 양쪽에는 무슬림들이 운영하는 가게들로 가득차 있다. 그들은 가장 숭고한 순교의 거리에서 돈벌이에 여념이 없다. 그들은 하루를 타종교의 거룩을 팔아 돈 버는 일로 보낸다. 이런 모습은 분명 우리에게 유쾌하지 않다.
  다시 우리를 보자. 한반도 5천년 역사상 오늘처럼 먹고살기 괜찮았던 때가 없다. 거기다가 엄청나게 우리 신앙을 힘들게 하는 어려움도 없다. 하나님에게 절박하지 않아도 사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다. 예수 때문에 크게 기쁜가? 그런 것도 없다. 거기다가 세상은 왜 그리 재미 나는지... 그래서 위기이다. 우리는 성도라면서 기독교에 대해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대해 잘 모른다. 당연히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선을 행할 능력을 갖출 수도 없다. 그러면 극단적인 정통 유대교인들을 너무 한다고 비난할 수 있는가? 우리의 무관심에 빗대어 보면 비아 돌로로사에서 장사하는 아랍인들을 욕할 자격이 있는가?

  이제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었다.. ‘열심히 일한 그대 떠나라!’는 광고 카피처럼 지친 육체는 휴식을 주어야 한다. 반면 텅 빈 우리 영혼은 하나님 말씀으로 채워야 한다.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는 것은 성도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하나님의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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