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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붉은 옷 입고 국가에 보호 요청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목사, 이하 NCCK)는 지난 5월 19일 대학로에서 생물학적 여성만 참석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대학로 혜화역 2번 출구 앞으로 삼삼오오 붉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사람은 1만 2천여 명 모두 여성이었다. 단일성별로는 역대 최대인원이 벌인 시위였다. NCCK 언론위원회는 무엇이 여성들을 모이게 했으며, 무엇에 여성들이 그토록 분노하고 있는지 이번 시위를 계기로 주목해 보고자 했다.

이날 시위는 홍대에서 벌어졌던‘홍대 몰카 사건’에 대한 경찰의 편파수사에 대한 항의차원이었다. 홍대 미대 누드크로키 수업 시간에 참여했던 여성 모델이 동료 남성 모델의 나체를 불법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시킨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5월 1일 이었다. 이 사건을 경찰은 1주일만인 11일, 현장에 있던 동료 여성 모델을 유력한 용의자로 구속 수감했다. 그런데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의 주장은,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경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수사했고, 가해자가 여성이어서 이례적으로‘구속’했으며, 심지어 가해자를 포토라인에 세워 언론에 공개했다는 것이었다.

또한 여성이 피해자인몰카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 수사는 빠르고 강력하게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즉, 수사과정에 심각한 남녀차별이 존재한다는걸 이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다. 그 사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온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청원은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무려 40만여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과연 현실은 어땠을까?

이에 대한 경찰청장의 답변은 사건이 발생한 수업시간에는 제한된 공간에 20여 명의 적은 인원수였기 때문에 수사가 신속하게진행될 수 있었으며, 피의자가 휴대전화를 한강에 버리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기 때문에 구속된 것이고 포토라인에 선 것도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이다 보니 법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불가피하게 노출된 것이라고 입장을 표했다. 경찰의 이러한 설명은 사실이겠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여성들이‘체감’하는 법적 정의에는 다가가지 못하는 설명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2년간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몰카 범죄 피해자의 94%가 여성이었다. 반면 가해자는 92%가 남성이었다. 하지만 가해자 중 실형을 선고받은 비율은 5%에 불과했고, 70% 이상이 벌금형을 받았다. 가해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남성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의 분노가 끓어오른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2016년 강남역 인근 상가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이유도 없이 살해당한지 2주가 되는 날이었다. 당시 범인은 화장실에 숨어 기다렸다가 생면부지의 피해 여성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범인이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묻지마 살인’으로 규정했지만, 평소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범인의 진술 때문에 피해자가 여성이라 살해됐다는 점이 더 확실해졌다. 이로써 많은 여성들이 자신도 언제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불안에 떠는 여성들의 붉은 외침으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양유라  2yr@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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