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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제 실패 대안으로 직접 민의 올려교회협, 2월‘시선2018’청와대국민청원선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교회협) 언론위원회(위원장 이동춘 목사)는 2월의 『(주목하는)시선 2018』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선정했다. 87년 6월 민주화운동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행된 민주화 과정, 그 중에서도 촛불민심으로 나타난 직접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욕구가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청와대 국민청원’이란 판단에서다.

언론위원회는 “현실적이지 않은 무리한 주장을 제기하거나 국민청원 사이트를 싸움판으로 전락시키는 비상식적인 맞청원 등 몇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뜻을 직접 권력의 중심에 전달하고 나아가 관철하겠다는 국민 다수의 열망을 대변한다는 차원에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주목했다”고 전하며 “이것은 부족한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항변이며, 실패하고 있는 간접 민주주의, 즉 대의제 실패에 대한 대안으로서 ‘청와대 국민청원’을 소환하고 있는 것이라는 판단했다”고 전했다.

언론위원회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기획된 아이디어였다.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직접 국민들의 청원에 답하겠다는 의지로 기존 청와대 홈페이지를 ‘국민소통플랫폼’으로 개편하면서 만들어졌다. 특정 현안에 대해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가 직접 답한다는 형식이다. 미국 백악관의 ‘위더피플(We the People)’을 참고했지만, 답변 기준은 백악관의 ‘30일 동안 10만 명 이상’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로그인이 필요 없고 SNS에서 바로 연결 가능하다는 점, 한국의 편리한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생각하면 ‘청와대 국민청원’이 접근성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전했고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된 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18년 2월 25일까지 접수된 청원은 홈페이지 상 127,203건으로 나타난다. 날짜별로는 매일 약 700에서 1,700건 정도 접수되고 있다. 국민청원에 대한 첫 번째 청와대의 답변은 2017년 9월 25일에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개설이 2017년 8월 17일이었으니 약 한 달 만이었다. 첫 답변 대상은 22일 만에 29만여 명의 추천을 받은 ‘청소년 보호법 폐지’ 청원이었다. 이후 낙태죄 폐지, 주취감형 폐지, 조두순 출소 반대 등 현재까지 총 8가지 사안에 대한 답변이 이뤄졌다.

하지만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현안에 대한 국민들의 뜻이 모아지고, 그것이 청와대에 직접 전달됨으로써 정부의 입장을 들을 수 있고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청원은 각광받고 있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청원도 문제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결과를 두고 제기된 “정형식 판사에 대한 특별감사 및 파면 청원”은 최단기간인 3일 만에 추천 20만을 넘기는 기록을 남겼지만, 이 청원은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헌법 제103조에도 부합하지 않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러한 비판에 대해 네티즌들은 그 사실을 몰라서가 아니라고 대답하고 있다. 삼권분립에 어긋난다든지 청와대와 행정부가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몰라서가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이라는 창구를 통해 국민의 뜻을 모으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단지 그 창구를 이용할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해결을 위한 문제제기라기 보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창구로서 ‘청와대 국민청원’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대목이다. 이것은 자신의 뜻을 직접 권력의 중심에 전달하고 나아가 관철하겠다는 국민 다수의 열망을 대변한다. 부족한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항변인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실패하고 있는 간접 민주주의, 즉 대의제 실패에 대한 대안으로서 ‘청와대 국민청원’을 소환하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또 "인구가 증가하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대의민주주의는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현대정치의 유일한 대안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일부가 전부를 대표하는 것이 가져올 수밖에 없는 민의의 왜곡이라는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고,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또한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적 재평가도 활발하다.  이러한 때에 한국사회는 가히 폭발적인 직접 민주주의의 경험을 해왔다. 촛불과 광장이 바로 그것이다. 이명박과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은 퇴행의 시기에도 국민들은 촛불을 통해 끊임없이 직접 민주주의를 확대해 왔고, 급기야는 광장의 힘으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위업을 이루기도 했다. 심지어 시민운동에서도 주요 단체의 몇몇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 내의 대의제’가 약화되고, 참가한 모든 시민들이 직접 발언하고 행동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며 "가장 반성해야 할 곳은 국회이다. 대의민주주의의 약화라는 시대적 기조와는 별도로, 대의제의 전당이라고 할 대한민국 국회는 그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한 적이 거의 없다. 대의제에 입각해 각 계층을 대표해 다양한 국민의 뜻을 모으고 제도화해야 할 국회가 권력을 향한 정치집단 내부의 투쟁에만 골몰해 온 결과이다. 국회가 국민 다수의 정서를 제대로 대표하지도 대변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1987년 이후 한국 사회는 부단한 민주화의 과정을 거쳐 왔지만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여전히 진정으로 국민을 대표하는 체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중·대 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독일식 정당명부제, 석패율제 등 사표를 줄이고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기 위한 논의는 언제나 정당들의 현실적 이해관계 앞에서 힘을 잃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위원회는 "촛불을 일으키고, 촛불로 정치를 뒤집어낸 폭발적 직접 민주주의의 경험을 가진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직접 민주주의에 배고프다. 국회가 여전히 구태에 머물러 있는 동안 국민들은 부족한 직접 민주주의를 확대하기 위해 스스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민의의 장, 직접 민주주의의 창구로 소환해 활용하고 있다. 이제 대의민주주의는 한국에서 유난히 일찍 종언을 고할 것인가?" 물음을 던졌다.

장혁  jh@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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