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바이러스에 감염된 교회

   공주에서 새롭게 개통된 공주~서천간 고속도로를 10분쯤 달리다 보면, 매운 고추의 대명사인 청양고추와 칠갑산으로 유명한 청양군이 나온다. 갓심어 놓은 모가 잔디처럼 푸른 논길을 감상하며 다시 20분을 달리면 고속도로오른편으로 장평면을 볼 수 있고 장평면 분향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장평중앙성결교회(박종현 목사)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장평교회가 위치한 장평면 분향리는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옛 시골 마을이다. 주민들 대부분이 농업으로 생활을 하며, 아직도 초가집이 남아 있고, 60대 노인이 젊은 사람 취급을 받는 초고령 마을이기도 하다.

미신 신봉하는 사람들 많은 지역에서 출석 성도130명 교회로 자립

10살 아이부터 90살이넘은할머니까지모든성도교회건축에헌신

   올해로 창립 44주년을 맞은 장평교회의 9대 목사로서 1989년부터 20년째 사역해 오고 있는 박종현 목사는“그래도 지금은 살기 편해 졌다. 교회에 처음 부임해 올 당시에는 버스가 하루에 두 번 밖에 없어서, 군청에서 서류를 발급받으려 해도 하루를 꼬박 허비해야 할 정도였고, 교회 앞을 지나는32번 국도가 전국의 국도 중에 가장 늦게 포장이 될 정도로 충청도에서도 오지 중에 오지로 꼽히는 마을이었다. 지금도 목욕 한번 하려고 해도 차를 타고 부여까지 나가야 한다”며 농촌교회의 어려움을 이야기 한다.

   출석성도가 130여명에 이르고, 일 년 예산이1억 5천만 원이 넘는 장평교회는 장평면에서는 큰 교회 축에 속한다. 박 목사는“시골교회는 교회가 아무리 크고 목사가 설교를 잘해도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청양군은 주변에 계룡산과 칠갑산이 있어, 그 영향으로 미신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많은 지역이다. 그래서 전도하고 복음화 하기가 정말 많이 힘들었다. 지금까지 꾸준히 정체되지 않고 성장한 과정에는 나를 비롯해 우리 교회 성도님들의 소금땀 어린 노력이 있었다. 도시에서는 절대 자랑할 정도가 되지못하지만, 이곳에서 이만큼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지금 장평교회는 22년 된 벽돌조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신축 당시만 해도 마을에서 가장 멋있고 높았던 교회건물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벽이 갈라지고 비가 새서 그 때 그 때 임시변통으로 수리를 하며 유지해 왔으나, 건축할 때부터 부실하게 지어진 교회는 10년이 지나고 나서는 이곳저곳에 문제가 많이 생겨 도저히 손을 볼 수 없는 형편이 되어 버렸다. 10년 전부터 교회를 새로 지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박목사는“실질적으로 성전건축을 준비한 것이 10년 되었다. 적금도 붇고 그 적금으로 부지도 구입했다. 그 돈이 종잣돈이 되었고, 성도 한분 한분이 땀과 정성을 모아 성전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면서“성전건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너무도 많은 은혜를 경험했다. 모든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말했다. 장평교회 성도들은 교회건축을 준비하면서 모두가 한 뜻이 되어 열심을 다해 교회건축비를 마련했다. 땅이 있는 분들은 땅을 헌납하고, 교회 청년들도 사회에 나가 첫 직장에서 월급을 타면첫 달 월급 전액을 기쁜 마음으로 건축헌금으로 드렸다.

   이러한 ‘열심바이러스’는 10살짜리꼬마 이성재 학생에게까지 전파되어, 이성재 군은 1년간 어머니가 주는 하루용돈 1천원을 1년간 모아 365,000원을 모을 것을 작정한 후 빈병과 폐지를 팔아 8개월 만에 작정한 금액을 달성해 교회에 헌금했다. 또한 임옥희 권사님(91세)은 지금도 94세 되는 남편분과 함께 초가집 단칸방에 사는 분으로, 평소에 검소하기로 소문이나 겨울에도난방을 하지 않는 것으로 동네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이렇게 지독할 정도로 아끼는 임권사님 내외도 수년 동안 자식들이 준 용돈을 장판 밑에 모아 두다가 교회를 건축한다는 소식에 아무런 주저 없이 150만원이라는 큰돈을 쾌척해 주셨다.

   그리고 당뇨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임영빈 권사님도 투병의 와중에서도 침대 밑에 약값과 과자 값을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박목사에게 “몸이 아파 교회를 못나가게 되어 목사님께 너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교회건축에 보태라며 100만 원을 헌금 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장평교회에는 표 나지 않게 돈 한푼 두푼 땅 한평 두평을 헌금하고 헌납한 성도들이 너무나도 많다.

   박목사는“시골 분들이라 마음이 다들 너무 순수하다. 교회건축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아는 성도들이 들기름, 표고버섯, 꿀, 인삼 등을 도시에 팔아서 교회건축비로 헌납해 주는 등 건축을 하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큰 감동을 받았다. 난 정말 행복한 목사이다”라고 말했다.

   새로 건축하는 교회 주변은 솔숲이 아름답다. 주변 솔숲과 논밭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교회로 만들기 위해 특별히 교회설계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장평교회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성도들의 마음과 하나님의 은총이 결합하여 보다 축복받는 성전으로 다시 세우질 것이라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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