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전도사는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났다. 18세 되던 해에 가까운 동네의 덕망 높은 여성과 결혼했다. 그런데 신부가 갑자기 유행성 감기에 걸려 열이 너무 심해 사람을 못 알아볼 정도가 되었다. 어찌 어찌 혼례는 치렀으나 5일 후 신부가 세상을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신부를 잃은 지 5일 만에 김 전도사의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다. 이러한 고난과 시험으로 믿음이 잠시 흔들렸으나 사명자의 길을 결단한청년 김동훈은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주께 헌신하여 경성성서학원(현 서울신학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1921년 가을, 성서학원에 성령의 부흥이 일어났다. 김 전도사도 모든 죄를 자백하고 그의 심령은 중생의 은혜를 받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기쁨으로 충만케 되었다. 김동훈 전도사는 전도대의 사역을 마치고 조치원교회로 파송을 받았다. 당시 조치원교회는 역대 남녀 교역자들의 실덕(失德)으로 교회가 매우 어지러운 형편이었다. 김 전도사는 십여 명의 전도대를 조직하고, 기도실을 만들고 새벽과 밤중에 필사적으로 기도하고 전도하였다.

1928년 9월 27일 수요예배를 인도하고 사택으로 갔다가 밤 10시가 지나서 다시 예배당 기도실로 가고 있는데 한 여자가 나타났다. 예배당에 몇 번 출석한 유부녀였다. 캄캄한 곳으로 유혹하는 이 여자를 뿌리치고 예배당으로 가는데 이 여자가 교회까지 쫓아왔다. 이 여자는 김동훈 전도사를 사모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김동훈 전도사는“하나님이 두렵지 않소? 어서 가시오.”이야기 했지만, 여자는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김 전도사는 여자의 남편에게 이 사실을 말하겠다고 하니 그제야 여자는 집으로 도망쳤다. 본래 이 여자는 여러 남자의 소실로 지내왔고 어느 공장에서는 직원을 유혹하다가 쫓겨난 일도 있었다.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집으로 도망친 여자는 자기 남편에게 거짓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내가 방에 앉아 있었는데, 밖에서 내 이름을 부르기에 나가보니 전도사였다.‘왜 부르느냐’물으니 ‘예배당에 잠시 가자’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따라갔는데 그 놈이 다짜고짜 달려들기에 저항하여 간신히 화를 면하고 빠져 나왔다.”하였다. 남편은 교회로 쫓아가 김동훈 전도사를 보자마자 상황을 묻지 않고 구타하였다. 그 여자의 남편은 본시 불량배였다.

김동훈 전도사는 머리와 허리에 많은 구타를 당하고 병원에 입원하였다. 10여 일이 지난 후 병세가 심해지자 아내에게 유언을 남겼다. “내가 조치원에 와서 구원의 복음을 전하였으니 그가 회개하기를 기도할 뿐이며, 또 고소는 기독교 진리에 모순이니 결코 고소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오. 나의 죽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겠소.”하였다. 김동훈 전도사는 1928년 10월 16일 천국에 갔으니 나이 31세였다. 원수를 용서하고 죽은 전도사의 발자취는 오늘의 사역자들이 따라가야 할 것이다.

김헌곤 목사(문준경순교기념관 관장)  webmaster@n491.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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