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가 지난 12월 1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안향(安珦·1243~1306) 선생의 교육혁명과 인재육성 업적의 재조명을 위한 ‘제1회 안향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안향 선생의 학문적·교육적 업적을 되새기고, 한국학술사에서 그 의미를 확인하는 동시에 미래 교육의 방향 모색과 도모를 목적으로 안양대 부설 안향동방사상연구소 주최로 열렸다.

지난 10월 말 개소한 ‘안향동방사상연구소(소장 손흥철 교수·안양대 교양대학장, 이하 안향연구소)’는 고려 말 명신(名臣)이자 뛰어난 학자였던 안향 선생의 학문과 업적을 연구하여 미래 인재양성을 위한 기초 철학은 물론 평화적 통일에 기여하고자 설립되었다.

안향은 1289년 당시 세자였던 충선왕을 수행해 원나라 수도 북경을 방문하여 주자(朱子)의 저서를 필사하고, 공자(孔子)의 초상을 모사하고 귀국하여 고려 주자학을 확립하면서 조선 성리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중국의 만리장성을 직접 보고 진시황의 의식과 실천력을 높이 평가한 ‘만리성(萬里城)’이라는 글을 남기었고, 섬학전(贍學錢)이라는 육영재단을 만들어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이에 대해 안향연구소는 “우리나라 유학자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이러한 안향의 학문적 깊이와 공적을 널리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색과 정몽주, 정도전, 이숭인을 거쳐 이황, 이율곡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 유학의 계보를 시작되게 했음에도 안향의 명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오히려 해외에서 안향의 학문을 깊이 연구해 ‘동방의 주자(朱子)’, ‘동방의 성학(聖學)’이라 부를 정도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안향의 학문과 사상을 연구하고 조명하여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과 품성 그리고 인성교육의 기초 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안향연구소는 “한국 성리학 연구와 안향기념관 건립, 안향 섬학고 장학사업 및 각종 학술대회와 출판 사업 등에 주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은 손흥철 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유석성 총장의 격려사, 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율곡학회 최영진 회장(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순흥안씨대종회 안용석 회장의 축사와 안향연구소 안경환 이사장의 환영사에 이어 세 가지 주제의 발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포럼은 손흥철 교수가 ‘안향의 주자학과 조선 성리학의 정향’(토론: 김인규 영산대 교수), 안용환 교수(안향연구소 연구실장·안양대 석좌교수)가 ‘회헌실기 평가와 안향의 다양한 학맥’(토론: 김영규 명지대 교수), 도현철 교수(연세대)가 ‘유교의 확산과 문치사회론’(토론: 이봉규 인하대 교수)을 발표했다.

손흥철 교수는 “회헌 안향의 시대인식과 성리학의 도입과정을 비교 검토하고, 현존하는 자료를 통해 안향의 학문정신”을 재조명했다.

이에 대해 김인규 교수는 논평에서 “손 교수는 고려시대 인물인 안향이 어떻게 성리학을 수용하고 전파했으며, 안향으로 인해 성리학이 조선의 관학으로 정착되고 확장해 나갔는가를 밝힌 글”이라며 “안향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에서 ‘회헌실기’는 물론 2차 자료를 인용해 안향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김 교수는 평자의 입장에서 “원(元 )의 건국과 주자학을 수용하게 된 배경을 심도 있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 안향이 원에 가서 주자성리학을 접하고 이를 고려에 전파한 경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안향에 대한 자료가 미비하다 보니 안향의 성리학에 대한 이해 정도의 전모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다”고 덧붙였다.

안용환 교수는 “안향의 다양한 학맥은 성인 공자(公子)에서 주희(朱熹)로 이어졌다”면서 “스승 이장용·허 형·김 구·유 경·요 추, 선배 이승휴, 과거 동기생 위문개, 이존비, 김 휜”으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회헌 안향으로부터 시작하여 정암 조광조, 우암 송시열에 이르는 계보로 이어 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영규 교수는 “안용환 교수가 발표한 주제는 대단한 분량의 연구 자료로써 안향의 일대기에 대하여 그 행적과 역사적 문헌을 일목요연하게 잘 연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또 “회헌실기와 회헌선생연보를 통해 각 장, 절마다 역사적 접근이론의 연구방법에 따라 시대적 구분을 알기 쉽게 했다”고 덧붙였다.

도현철 교수는 “안향은 고려 시기 유학의 전통을 계승하여 국학을 진흥하는 한편, 원으로부터 성리학을 수용하여 백이정·최성지·우탁·권부·이제현·이 곡·이 색·정도전에게 전수함으로써 개혁을 추진할 기반을 조성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안향은 성리학 수용사 혹은 조선시대 유학사상의 전개에서 전지와 토양을 마련한 인물로, 분석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종래 안향에 대한 연구가 성리학 수용의 측면에서 백이정과 함께 국학 진흥이나 문묘종사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도 교수는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안향에 대한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시각”으로 접근했다. 그는 특히, “고려 후기 안향의 정치적, 사상적 위상을 14세기 동아시아의 맥락 혹은 유학사상의 맥락에 초점”을 맞춰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봉규 교수는 “도 교수는 여말 비롯한 고려 지식인들이 당시 동아시아 역사의 신시대적 변동 속에서 ‘이학(理學)’을 적극 수용하여 구체제를 개혁시켜 나갔던 방향을 ‘문치(文治)’로 특징지우고 있다.”면서 “동아시아 역사 전체의 시야에서만 아니라 이후 조선시대 역사의 전개와 연관해 볼 때 ‘문치’는 여말 사회변동을 이끌었던 변화를 진취적으로 재조명할 수 있는 적절한 개념이라고 생각된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날 포럼은 좌장 김형우 교수(안양대)가 모든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으로 마무리 했다.

안양대는 이날 포럼 개최와 관련 “안향선생의 업적을 재조명은 물론 안향선생의 교육방식을 연구하고 이를 현대사회에 적용시킴으로써 최근 들어 팽배해진 청소년 문제 그리고 사회문제의 해법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안양대 총장 유석성 박사는 이날 격려사에서 “안양대학교에서 설립한 「안향동방사상연구소」에서 학술포럼을 개최하게 됨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수고한 연구소 이사장 안경환 박사, 송흥철 소장, 안용환 교수, 순서를 맡은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박지현 기자  dsglory@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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