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제103차 총회 때 유행어가 생겼다. 그것은 송윤기 목사(교단 총무)가 기회 있을 때마다“노여움을 푸세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자칫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총회에서 이 신선한 말 한마디에 분위기가 반전되곤 했다.

  금번 총회는 벽두부터 갈등의 조짐이 보였다. 개회예배 직후 일부 장로대의원들이 사전에 계획한대로 집단행동을 하려고 긴급 소집을 해서 긴장감이 돌았다. 이는 전국장로회(회장 유지홍 장로)가 지난 14일, 중앙교회에서 제58회 정기총회 때 제101년차 장로의 교인제적문제와 관련한 제102년차 총회 임원회의결의에 반발, 총회 개회 선언 전에 장로들이 퇴장하여 기도회를 별도로 갖기로 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함이었다.

  다행히도 전국장로회 대표진과 제102차 총회임원진의 협상 결과 개회는 됐지만 전병일 총회장이 의장을 거의 맡지않는 기현상을 보였다.

  갈등은 계속 이어져 급작스럽게 헌법연구위원장에 대한 소환 건, 서울신대 100주년 기념관 건립 100억원 지원 건, 에스카토스 이브 원고 내용 건 등에서는 언성이 높아졌다. 이때 사회자가 제지하자 모 지방회장 김 모 목사는“움직이면 쏜다”고 말해 좌중을 당황스럽게 만들 정도로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들이 많았다. 첫날 저녁 시간에 송윤기 목사(교단 총무)가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교회성장2030(MISSION2030) 정책 보고를 하면서 영상 상영을 하자선교2세기정책수립특별위원회 측에서 둘째날 자신들이 상영할 작품을 총무가 먼저 상영했다고 언성 높여 항의하자 송윤기 총무가“노여움을 푸세요”라고 말한 것이 총회 내내 신종유행어가 됐다.

  셋째 날에 격론이 예상됐던 상정안들이 의외로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리고, 급히 반론을 제기하려고 하면 의장이 속전속결로 처리하려고하여 그나마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생산력 발전으로 급해진 한국인의 성격에 불을 질렀다.

  한국인의 급한 성격을 목격한대로 예를 들면, 대부분의 외국인은 자판기의 커피가 다 나온 후, 불이 꺼지면 컵을 꺼낸다. 그러나 한국인은 자판기 커피 단추를 눌러놓고, 컵 나오는곳에 손 넣고 기다리다가 튀는 커피에 손을 데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외국인은 사탕을 쪽쪽 빨아먹는다. 그러나 한국인은 사탕을 깨물어 먹다가 치아가 부러지기도 한다.

  얼마 전,어떤 외국인이 버스 정류장에 서서 기다리다가 버스가 오자 천천히 승차한 것을 보았다. 그런데 한국인은 기다리던 버스가 오자 도로로 내려가서 버스와 추격전이 벌였다. 버스 바퀴에 발이 부딪히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문 열리기도 전에 문에 손을 대고 있었다. 택시 잡을 때도 도로로 내려가 뛰어가며 택시 문손잡이를 잡고“더블”이라고 외친다.

  이 급한‘성격’(personality)은‘가면’(persona)에서 나온 개념이다. 그러므로 성격이란 겉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개인의 특성이다. 목사 혹은 장로는 기대를 갖게 하는 직분이다. 이것이 가면(Persona)이다. 기대에 따라 이미지가 규정된다. 총회 대의원의 성격을 말할때 페르소나와 관계되어 있다. 모든 성격은 학습된 행동이고, 문화의 영향이며, 사람마다 자신이 반응을 선택한다. 우연하게 성격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종교적 페르소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직분이다. 즉 목사 대의원과 장로대의원은 겉옷일 뿐이다.

  그 성격 이면에는 본질적이며 숨겨진 그림자(Shadow)가 있다. 이것을‘내면 안에 있는 나’라고 한다.

  겉모습과는 달리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다. 예컨대, 목회자는 화를 낼 수 없다는 선입견이 그것이다. 페르소나는 적응하기 위해서 내놓은 얼굴이라면, 그림자(Shadow)는 적응하기 위해 숨기는 얼굴이다. 모든 인간 속에는 공격성 등이 많이 숨어있다. 페르소나가 강하면 그림자(shadow)의 공격성이 강하다. 한 아이가 착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 현장을 벗어나면 드러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목사라서 경험적으로 느낀바, 목회자 자녀일수록 그림자(shadow)가많다.

  v대상관계에서 가족은 좋아 하면 안으려고 한다. 계속 안으려고 결혼하는 것처럼‘안아주기’가 가족관계이다. 가족은 안아주려고 만든 것 이다. 남자 온도가 여자 체온보다 높다. 따뜻하게 안아주라고 그런 것이다. 자기의 따뜻한 몸을 가지고 안아 주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안아주기는 두가지 방식이 있다.‘ 환경적 안아주기’는 에들러(Alfred Adler) 심리치료에서말한대로 성장기 아이 때 받은 상처를 치료하기이다. 그리고 ‘초점적 안아주기’는 안아 주었으면 안긴 아이를 쳐다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지 않은 사랑과 친밀감은 거짓이다.

  누군가를 좋아 하면 뛰어가 만나게 되어 있다. 다행히도 총회 끝나기 전에 헌법연구위원장이 속전속결 소환 결의에 대해 분노한 것을 대의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이제 성결가족 중에서 누가 먼저 안아 주느냐에 따라‘노여움’을 풀 수 있다. 개인적인 내용증명으로 인해 공적인 헌법연구위원장을 소환하는 것은 처음 봤다. 소환은 판결 단계가 아니다. 판결 단계에서‘안아주기’를 해야 한다.

  “노여움을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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