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편집국장 양진우 목사

최근 독자들로부터 다양한 지적을 받고 있다.
진보적인 독자는 본지 논조가 보수적이라고 지적하고, 보수적인 독자는 왜 진보기독교단체 뉴스를 게재했냐고 지적한다.
그래도 이정도로 조언하는 독자들은 신사적이다.
극좌 혹은 극우적인 성향을 가진 독자들은 자신들과 반대되는 단체를 게재했다고 본지 기자들을 적대시한다.
그래서 “도대체 교계 기자란 누구인가?”라는 상념에 잠겼다. 기자들의 기사를 보면 사실이 아닌 것은 없다. 그러나 드러내 놓는 것이 신문사마다 다르다.
또한 언론은 진실의 전부를 보여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객관적 보도란 있을 수 없다. 제한된 조건과 제한된 사람이 쓰는 것이기에 객관 보도가 있을 수 없다. 기자 개인의 틀, 즉 프레임(frame)이 작동해 기사를 재구성한다.
프레임은 사물, 사건, 현상, 인물 등을 설명하는 틀이다. 반면에 상술(詳述) 혹은 열거, 즉 디테일(detail)은 사실 관계의 연쇄 고리이다. 사실들은 무수한 파편들의 조각이다.
독자가 아무리 비판적이라 하더라도 일상적으로 아는 소재는 언론이 제공한 것들이다. 언론이 프레임을 결정하면 특정 사안에 대해 독자가 그 틀 안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독자는 디테일은 보지만 프레임을 보지 못한다. 어떤 교계 신문에서 수많은 디테일로 독자의 혼을 빼 놓으면 프레임을 보지 못한다. 있었던 사실들을 잔뜩 늘어뜨려 놓으면 독자는 진실을 보지 못하게 된다. 이유를 물을 시간이 없다. 독자가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디테일을 형성하고 있는 프레임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 독자의 판단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어떤 교계 신문은 소식을 잔뜩 알려주지만 정작 독자들이 알아야 할 진실을 전할 수 없다. 데스크가 있는 이유는 네비게이터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데스크로부터 자유로운 기자는 없다. 기자 노동에 익숙해질수록 소속 매체와 일체화된다. 또한 언어를 특권화시키면 대중으로부터 특권화 된다. 그래서 기자가 중추 측근 그룹(inner circle)의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내부 프레임이 작동하기로 한 것에 따라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게 되고, 멤버 소속감이 생긴다.
따라서 대중은 사라지고, 특권층이 여론 주도층이 된다. 프레임은 신문사마다 다르다. 어느 신문은 보수적이고, 다른 신문은 개혁적이다.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의 논조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사회가 안정되려면 두 언론이 다 필요하다.
집권층이 아프겠지만 개혁 언론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있다. 새는 좌우 날개가 있어야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시각을인정하자.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다름’은 내가 보지 못한 면을 보게 하는 나의 스승이다.

양진우 기자  jwy@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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