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후 남북 이산가족 전원 상봉 공약 실현을 위해 상봉 추진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류가 전해지자 조용철(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은 평양에서 AF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앞서 북한식당 종업원 12명과 북송을 요
구하는 탈북여성 김련희 씨를 즉각 송환해야 한다”며 “이는 상봉의 선결조건”이라고 전했다.
결국 남북간에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이러한 남북 대치 현상은 우리 민족의 힘으로 독립을 하지 못하고 얄타회담, 포츠담회담, 모스크바 삼상회의를 거쳐서 외세의 역학 관계에 의해서 독립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셈법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피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이데올로기 때문에 서로를 죽이고, 죽임을 당한 아픔을 갖게 되니까 서로에 대한 보복 심리를 갖게 된 것이다.
성경에도 이러한 역사는 이미 있어 왔다. 솔로몬이 죽자 그 아들 르호보암에게 여로보암을 비롯한 10지파가 찾아와 “르호보암의 아비 솔로몬처럼 백성들에게 고역을 치르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래서 르호보암은 소년들과 의논한 후 “더욱 고역을 치르게 하겠다”고 전했다. 그래서 여로보암을 중심으로 10지파가 북쪽지방에 새로운 정권을 세웠다.
급기야 분단 이후 종교마저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체계화를 시켰다. 여로보암이 가만히 보니까 북이스라엘 사람들의 사상 가운데 아직도 남유다의 예루살렘으로 가서 제사를 드리는 모습이 남아 있어서 위기감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세 가지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만들었다.
첫째는 금송아지를 벧엘과 단에 세우고 이는 자기들을 인도하여 낸 하나님이라고 고백하게 한 것이다. 오랜 기간동안 유다지파계열의 왕에 의하여 저임금의 고역을 치르고 난 사람들에게 황금만능의 새로운 신을 창출해낸 것이다.
둘째, 사람들을 바꾸었다. 레위지파가 아닌 다른 보통사람들을 제사장으로 세운 것이다. 이 정도로 인간적 앙금이 깊었던 것이다.
셋째, 절기마저도 7월에서 8월 15일로 바꾸어 버린 것이다.
위의 성경 말씀에서도 나타나듯이 국가적 이데올로기의 창출은 저항과 헤게모니라는 것이 배후에 숨어 있는 것이다.
피맺힌 한을 가진 사람들이 신념화 되면 피비린내나는 역사가 이어지고 만다.
이는 한국의 역사와 비슷한 면이다. 그리고 헤게모니를 쥐려는 국제적 역학 관계와 국내 분파들의 역학 구도는 급기야 자기 나름대로의 이데올로기를 만들고만 것이다.

이데올로기 갈등의 절정이 6.25한국전쟁이었다.
이후 신념간의 마찰은 앙금을 남기게 된다. 인간의 앙금은 쉽게 풀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광복 72주년이라고 하지만 분단도 사실상 72주년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이러한 분단의 갈등이 우리 한국 사회에서도 세대간 시각차로 나타났다.
직접 피비린내를 느꼈던 어른 세대와 북한 방문객과 이북 여성응원단 보고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친 사람들과의 정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회적 분위기와 역사가 어디로 가느
냐가 참으로 중요하다. 르호보암에게 왔던 백성들처럼 앙금이 깊으면 분노의 이데올로기를 남기지만, 화해 분위기로 가게 되면 이데올로기는 허구가 되고 만다.
1980년대 운동권에 속하려면 반드시 무슨 이데올로기를 가져야 하는 것이 유행이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 가는 요즈음 누가 주체사상 책을 탐닉하며, 누가 맑스주의를 강하게 주장하며, 누가 극단적 반공을 외치겠는가?
이제 우리 사회가 휴머니즘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글로버라는 학자는 도덕이라는 것의 근원을 물어 나갔다. 그래서 휴머니티로 나아간다. ‘인간성’, ‘인간다움’, ‘인류’, ‘인간애’ 등을 표현하였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휴머니티에 포함된다. 그동안 맑시즘적이거나 극단적 보수 반공적 기독교는 모두가 기독교의 본질이 휴머니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휴머니즘적 인간성은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했을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눈에 보이지않는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으면 거짓말쟁이”라고 말씀하신다.

글로버가 말하는 휴머니즘에서 중요한 것은 동정심과 타인에 대한 존중이다. 인간성의 보편성에 대한 질문이 20세기 들어서 계속되어져 왔다. 선한 것만 있는 것인가? 소위 의롭다고 하는 자들의 잔인성이 더 하다.
칸트는 신뢰를 구축하자는 것이 그의 평화 전략이었다. 꿍꿍이 속이 없이 조약이 맺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남북의 화해가 이루어지려면 꿍꿍이 속이 없어야 한다.
그동안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 하였던 양치기 소년처럼 반공이데올로기를 주장하였던 극우들 때문에 건전한 보수들마저도 파시즘으로 오해 받았던 것은 사실이고, 맑시즘도 서로 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이고 전체주의적이며 패권주의적이며 관료주의적인 폐단을 낳은 것도 사실이다. 내가 보기에는 차이의 정치가 맑시즘에게는 심각한 도전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기만이 개입될 가능성이 대단히 중요하게 대두된다.

이데올로기로 인하여 전쟁은 종종 덫이 되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착수한 정책의 결과로 덫에 걸린 그들을 자주 발견했다.
정작 병사들은 무수한 사람들의 희생을 보면서 더 이상 죽이기를 싫어하였으나, 침략한 쪽 정부 당국은 피를 계속 흘리던 그 장소에 덫이 지속되기를 결정했다.
권력자들은 상대편끼리 서로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는 전투 방식의 병사 생각들을 증오했고, 살인을 겨냥한 기습의 체계를 마련하거나 그들 자신의 참호들에서 적 군인을 사로잡았다.
전쟁을 수행하면서 죽이는 차원과 상층부의 권력자들과의 사고의 괴리를 볼 수 있었다. 이를 제도와 사람의 차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게다가 왜곡된 신문이 만들어 놓은 사람들 또한 전쟁의 올가미가 되었다.
인간의 앙금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자. 화이트(W. R. White)의 '진짜이야기를 찾아서' 127~128쪽에 보면 어느 도시에 경쟁 관계에 있던 장사꾼 두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의 가게는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망하게 할까 하는 데만 신경을 썼다. 보다 못한 천사가 한쪽 상인에게 왔다.
두 사람을 화해시키려고 천사는 “그대가 원하는 것을 다 줄 것이오.”라며 “그대가 무엇을 원하든 그대 경쟁자는 두 배를 얻게 될 것이오.”라고 말했다. 천사의 말을 들은 상인은 한참 생각하더니, “그럼 제 한쪽 눈을 멀게 해 주십시오”라고 답했다.
이처럼 사실 한국전쟁 당시 혈육을 죽인 앙금 때문에 화해를 하지 못하고 서로 멸망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제 다시 살육을 부르는 더 이상의 이데올로기적 왜곡은 없어야 한다. 이데올로기와 앙금이 해결되지 않은 채 억지웃음을 짓는 것처럼 섬뜩한 표정은 없을 것이다.

양진우 기자  jwy@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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