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동화 - 네잎클로버 - 기독교헤럴드

김수영 / 시인·동화작가·한국아동문학·한국문인협회·활천문학 사무국장

매달 네 째주 토요일 아침이면 하늘이네 집은 아침부터 분주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해서 양로원을 방문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엄마, 엄마 지난번엔 참치 김밥을 했으니까 오늘은 김치김밥해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매운걸 못 드실텐데 괜찮을까?” 엄마는 어르신들이 매운 걸 못드실까봐 걱정이 되었어요. 옆에서 햄, 달걀, 맛살 부스러기를 주워먹던 동생 가을이가 대답했어요.

“김장 담글 때 매운 보쌈 드시는 걸 봤어요. 매운 것도 잘 드셨어요 엄마”

가을이의 한 마디에 엄마는 김치 김밥을 싸기로 결정 했답니다.김치를 송송 썰어서 참기름에 살짝 볶아 햄, 맛살, 단무지, 우엉, 시금치를 넣고 김밥을 쌌어요. 이렇게 여러 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니 김밥이 너무너무 맛있었답니다.

“야, 맛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잘 드실 것 같아요, 너무 맛있어요”

하늘이가 제일 좋아하는 김치김밥을 쌌기 때문에 날아 갈 듯이 기뻤어요. 김밥, 샌드위치, 야쿠르트, 바나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간식이랍니다.

5월에 핀 아카시아 향을 맡으며 차를 타고 1시간 남짓 가니 드디어 양로원에 도착했어요. 오늘은 스포츠댄스를 배우는 날인가봅니다. 쿵짝쿵짝 리듬에 맞춰 춤추는 소리가 밖에 까지 들려 왔어요. 가을이는 음악소리가 너무 신이 나 현관문을 살며시 열고 구경했답니다.

“킥킥, 언니 저 할머니 좀 봐, 저기 빨간 모자 쓴 할아버지를 좋아하시나 봐 킥킥”

“그러게 둘이 손잡고 빙글빙글 돌고 계시네”

스프츠 댄스 수업이 끝나자 하늘이와 가을이는평소에 자주 찾아뵌 강원도에서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 갔습니다. 강원도에서 오신 할머니할아버지는 부부인데 자식이 없어 모실분이 없어서 이곳까지 오시게 되었답니다. 하늘이와 가을이는 친가나 외가 쪽으로 모두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안 계셔서 이 두 분에게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우리 하늘이와 가을이왔구나. 그동안 더 많이 컸구나”

하늘이 엄마는 집에서 준비해온 간식을 하나하나 꺼내셨어요.

“이건 할머니가 좋아하신 김치김밥, 이건 할아버지가 좋아하신 샌드위치예요 우리가 직접 만들었어요.”

가을이는 어깨를 으쓱이면서 자랑을 했답니다.

“아니, 이걸 너희들이 만들었단 말이냐?”할아버지도 깜짝 놀래셨어요.

“네, 할아버지, 할머니할아버지 드릴려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우리가 쌌어요. 근데 한가지 부탁이 있어요. 꼭 들어주셔야 해요?”

하늘이는 큰 기침을 한번 하고 나서

“할아버지, 할머니다음 주 토요일에 학교에서 가족동요대회가 있는데 아빠가 출장가셔서 참석을 못하신대요.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대신 참석하셔야 해요”김밥과 샌드위치를 맛있게 드시고 계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는 깜짝 놀래셨어요.

“가족동요대회 라고?”

“네, 우리 하늘이가 꼭 참석을 하고 싶은가 봐요. 근데 아빠가안 계셔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저 녀석이 두 분을 생각하고 있었나 봐요”

가을이가 그런 부탁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는지 엄마도 놀래는 표정이었답니다.

“걱정마라, 우리도 쓸 곳이 있어 힘이 생기는구나. 근데 무슨노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