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내각도 채 구성되기 전에 4대강의 6개 댐(보)의 수문을 열도록 행정조치를 내렸다. 4대강을 뒤덮은 녹조에서 발생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이 세계보건기구의 음용수 기준을 수백 배나 초과하고 있어서 시급히 해결해야 했던 것이다. 이 맹독이 강바닥과 물고기에 축적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곧 농작물에도 축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에 대하여 가뭄에 쓰고 있는 물을 방류한다고 아까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을 잘못 인식하고서 하는 말이다. 4대강에 모아둔 물은 실은 가뭄 해결에 쓴 적이 없다. 4대강에서는 수위가 내려간 적이 없고 항상 댐(보)이 넘쳐흘렀는데, 그 이유는 4대강에 모아둔 물이 아니라, 이들 상류의 소양댐, 대청댐, 안동댐 등에서 흘려보낸 물을 썼기 때문이다. 이 물은 4대강의 수문을 닫든지 열든지에 상관없이 항상 흐르므로 얼마든지 펌프로 끌어 쓰면 된다.

  4대강에 번진 녹조는 그 전에 하구 호에 번성하던 녹조가 상류로 거슬러 올라온 데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녹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면 하구 둑의 수문을 열어서 강이 바다와 만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463개의 하천이 있는데, 그중 거의 절반인 228개의 하천이 하굿둑으로 막혀 바다로 흘러가지를 못하고 있다. 하구를 막아 물이 흐르지 못하게 하면 강물은 썩고 연안의 생태계는 피폐해진다. 하굿둑을 막은 뒤로 조개와 물고기 생산이 줄어들고 김이 벌겋게 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뱀장어와 웅어 같은 물고기들이 강으로 회귀하지 못하고 하구의 재첩들도 다 사라졌다. 실뱀장어가 금값보다 비싸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이들이 강으로 올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가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곳이다. 바다는 강물을 통하여 영양을 공급받아야 살아난다. 간척을 가장 먼저하고 많이 했던 네덜란드가 지금은 하구 둑을 터서 담수호에 바닷물을 들이고 있다. 선진국들이 하구 둑을 세우는 것을 금지하고 하구 갯벌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 들어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며 (에스겔 47:9)’.

김광연  angel@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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