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사태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에서 제명된 홍재철 목사가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복귀가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만일, 한기총이 즉각 상고하지 않을 경우 바로 복귀가 결정된다.

기독교연합신문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는 지난 5월 10일 임원회 등 결의무효확인 항소심에서 홍재철 목사에 대한 한기총의 항소를 기각했다. 홍 목사는 지난해 11월 제명결의 무효 확인 본안 1심에서 승소한 이후 한기총이 제기한 항소심까지 고법에서 기각되면서 복귀를 내다보게 된 것이다.

곽종훈 한기총 대표 직무대행

이와 관련, 고법 재판부는 “한기총이 2015년 7월 9일 개최한 임원회와 2016년 1월 22일 개최한 총회에서 명예회장 홍재철 목사의 임원과 실행위원, 총회 대의원의 지위를 박탈한 것에 대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따라서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에 관심이 집중된다.

무엇보다 한기총 정관의 운영세칙에 무게중심이 옮겨진다. 한기총 운영세칙 제6조 1항에는 ‘회원교단이 행정보류 되면 파송한 총대 및 실행위원 자격도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운영세칙 제5조와 6조 제2항은 ‘당연직 총회 대의원은 별도의 임원회 결의가 있어야 자격을 정지 또는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된 점을 들어 법원은 “증경회장으로 당연직 총대 지위를 갖는 홍재철 목사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즉, 법원은 “한기총 정관 어디에도 임원 개인에 대한 징계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찾아볼 수 없고 임원 개인에 대한 징계 권한을 임원회에 위임한 바도 없다”며 “임원회 결의가 정관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총회 결의 역시 효력이 없다”고 본 것이다.

또한 총회 결의에 있어서도 개최 10일 전까지 원고 홍재철 목사에게 총회소집통지서가 발송되지 않은 점을 들어 ‘소집절차에도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법원은 “홍 목사가 한기총의 임원, 실행위원, 총회 대의원으로 지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법 판결이 내려지자, 다급해진 것은 한기총이다. 2016년 12월 한기총이 임원회를 열어 홍재철 목사를 재차 제명한 가처분 소송까지도 무효 결정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제51민사부는 홍재철 목사가 제기한 ‘임원회 결의 등 효력정지 가처 분’을 받아들여 “채무자(한기총)가 2016년 12월 1일 팔래스호텔에서 개최한 임원회에서 한 결의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했다.

즉 한기총이 다급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원은 2015년 제명된 사건 본안 1심에서 홍재철 목사의 손을 들어줬고 절차상 하자가 발견됨에 따라 임원회 결의가 징계권자의 재량권 남용이라는 해석을 했다.

그렇지만, 효력정지 기간을 본안 사건 판결 선고시까지로 한다는 제한을 명시했기 때문에 홍 목사가 함께 구한 강제강접에 대한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법원의 판결로 인해 홍재철 목사는 당장 바빠졌다. 무엇보다 증경회장 지위를 회복할 뿐만 아니라 임원, 실행위원, 총대 자격을 모두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한편, 한기총은 대표자가 이영훈 목사에서 변호사 곽종훈 직무대행으로 바뀜에 따라 이의신청과 본안 항소 여부도 곽 대행이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기총 측에서는 “상고할 것” 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지현 기자  dsglory@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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