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 등이 지난 5월
18일, 광주 일대에서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예배를 했다. 또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518 유가족 등 1만 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
고 9년 만에‘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그런데 의외로 한국 교회 교인들은 역사의 현장을 잘 몰랐다. 이는 역사 앞에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어도 몰랐을 텐데, 아마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던 사람으로서 요새 며칠 동안에 거기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다니, 그런 사람이 당신 말고 어디 또 있겠는가?”라는 추궁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5월 광주의 피의 학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텔레비전에서 전두환 비상계엄사령관이 발표한 뉴스를 그대로 믿고 그를 지지했으며, 그를 반대한 세력을 불순하게 바라보며, 교회에서 청년들이 시험드는 설교를 했다. 내 기억으로 “고정간첩들과 좌경세력이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하여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교 강단에서 열심히 외쳐서 전두환, 노태우가 당당하게 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되어 주었던 것
은 사실이다.
1980년 5월 18일, 그날은 피의 날이었다. 이날 젊은 학생들이“전두환 독재자는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시위를 벌였다. 집회, 결사의 자유는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이다. 그 당시에는 기본적인 권리마저 인정하지 않았던 독재정권의 연장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를 대표하던 극히 일부 지도층 목사들은 기본권마저 유린하던 정권을 위해서 전두환을 위한 국가조찬기도회를 열심히 개최해 모든 국민이 천사로 보게끔하는 큰 역할을 해 주었다.
천사들이 모여서 악마를 위한 합심 기도를 한 셈이었다.
한국 일부 대형교회들의 지지 아래 정권은 국가 안보를 위해 방위에 전념하라고 국민의 세금을 걷어서 만들어준 군대를 광주에 투입했다. 군인들은 시위군중에게 실탄을 발포하여 수많은 꽃다운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고 부상을 입었다.
지금은 많이 민주화 되었다. 거꾸로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후예들이 야당이 되어서 정권에 도전하는 모습을 목격할 정도이다. 1980년 5월 광주 민중들을 학살하고 정권을 탈취하였던 군사 독재정권 당시 사람들을 지금도 지지하고 있는 한국 교회 목사들이 있다면 2000년 전 예루살렘에 있으면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몰랐거나, 모른 척 외면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양진우 기자  jwy@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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