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등 5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지난 1월 14일,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서 ‘9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개최했다. 본 집회에 앞서 오후 1시부터 극우 성향 개신교 단체들 회원 3000천여 명이 사전집회를 열고,“ 할렐루야”,“아멘”을 외치며 대형 십자가를 들고 행진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7일에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가 열렸는데, 민승국 목사는 “탄핵이 무효되게 하여주시옵소서”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종북좌파가 망치는 이때에 하나님 우리나라를 지켜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또한 처음 들어 보는 (사)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대표회장 조성훈 목사가 “외롭게 청와대에서 눈물 흘리는 우리 대통령 박근혜 머리 위에 이제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을 지어다”라고 축복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체제에서는 존중 받아야 할 집회다. 헌법 제21조 1항은‘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의 상징인 십자가를 들고 나와 ‘종북, 좌파’ 죄인들을 정죄하는 모습은 전혀 기독교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한국교회에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의 정신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해져 가고 있다.

사실 다툼 과정보다 이후 용서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십자가 정신이다. 예수는 누가복음 23장 34절에서 “이에 예수께서 가라사대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아 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용서의 기도’를 배워야 한다. 여기서 예수가 이 땅에 오신 목적이 용서를 위해 오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분의 삶은 ‘용서하는 삶’이었다.

마태복음 18장 21절에서 베드로가 예수에게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라고 묻자, 예수께서는 “가라사대 네게 이르노니 일곱번 뿐 아니라 일흔번씩 일곱번이라도 할지니라”고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용서를 할 수 있을까? 먼저 용서해야 할 상대방을 위해 기도회를 가질 것을 제안한다.

이들 탄핵 반대 집회에서 피켓 문구에“계엄령을 선포하라”,“ 좌경세력 척결”이라는

문구가 등장하고 있고, 그 문구와 같은 주장을 생소한 얼굴의 목사들이 주장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목사의 입에서 회개와 용서라는 기독교 정신이 보이지 않고 있다.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가 그리운 때이다.

예수의 기도 내용을 들어 보면, 용서에 관한 것이었다. 예수는“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의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가르쳤다.

예수는 자기를 죽이려는 자들에 대해 오히려“아버지여 저희를 용서해 주옵소서”라고 말했다.

만약에 용서가 되지 않는다면, 충분히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용서하지 않는 믿음은 가짜다.

또한 인간의 무지를 이해해야 한다. 예수를 십자가에 달게 한 군중들과 병사들은 그들이 알기에는 옳다고 여기는 그것이 무지한 것이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고린도전서 2장 8절에“ 이 지혜는 이 세대의 관원이 하나도 알지 못하였나니 만일 알았더라면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 박지 아니하였느니라”고 말한다. 예수께서 “저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라고 말한 것은 그들이 무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이 인간이기에, 그리고 죄인이기에 무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을 이해했다. 우리는 내 가슴에 상처를 입힌 사람에게“그럴 수 있느냐”고 흥분한다. 하지만 주님은 “죄인이니까, 인간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했다.

한편 마가복음 11장 25절에서 “아무에게나 혐의가 있거든 용서하라. 그리하여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도 너희 허물을 사하여 주시리라 하셨더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용서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불순종이다.

현재 비선실세 국정농단 최순실게이트 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혹은 기각 판결을 앞두고 촛불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가 매주 토요일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에서 각각 개최돼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이 양자가 서로 용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감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예수는 고통스러운 절규의 순간에 “아버지. 저 나쁜 놈들에게 벼락을 내려 주시옵소서”라고 감정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오히려“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라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또한 누가복음 6장 37절에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용서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다. 우리가 감정에서 출발하기에 절대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말씀과 명령에 순종해서 출발해야 한다.

전세계가 존경하는 화란의 그리스도인인 고리텐 붐 할머니가 있었다. 그녀의 가족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숨겨 준 혐의로 독일 ‘라벤슨부르크’라는 수용소에서 감옥 생활을 하게 됐다. 이때 언니가 죽었다.

그러나 그녀는 전도자로서 원수 나라인 독일에서 선교 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수감 시절 자신과 가족을 핍박하고 괴롭힌 사람을 만나게 됐다.

그때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용서하라”고 네 번 이상 반복해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녀는 “하나님. 저사람을 용서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며 그와 악수를 했다.

그녀는 그 당시 심정에 대해 “나는 의지적으로 팔을 내밀어 내 앞에 다가와 있는 원수를 끌어안았다. 순종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그 사람을 끌어안는 순간, 나는 진심으로 그를용서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며 “주님의 명령에 순종했더니 그 다음에 하나님은 나에게 더욱 순종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고 고백했다.

한국교회 내부에 극단적 이념성을 띤 이들이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부디 서로 용서해서 예수의 정신이 깃드는 기독교인들이 되기를 바란다.

제2의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가 그리워지는 때이다

양진우 편집국장  jwy@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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