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변화시키는 유일한 힘은 주님의 말씀

복음을 전하는 방식은 장사와 달라야 한다고 생각
겨자씨만한 믿음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

 서울시 송파구 잠실여고 정문 앞에는 깔끔한 이미지의 소박한 카페가 하나 있다. 낮은자리교회(김은득 목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이다. 바리스타까지 고용하고 있으며, 좋은 원두를 사용하고 있는 이 카페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서 인지 기자가 방문한 평일 낮에도 손님들이 몇몇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잠실여고 수업이 끝나는 오후에는 손님들이 더 많다고 한다. 2008년 입당한 현재의 낮은자리교회는 1층에 카페와 세미나실이 있고 지하에 교육관이 있다. 그리고 2층에는 작지만 현대적이고 효율적인 구조의 예배실이 있다. 상가건물을 리모델링한 교회이지만 전체적으로 아담하고 깔끔한 형태의 교회이다. 낮은자리교회가 지금처럼 번듯한 예배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낮은자리교회의 출발점은 10년 전종로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 앞 UBF사무실에서 김은득 목사를 중심으로 모인 12명의 성경연구모임 회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때를 회고하는 김 목사는“그 당시에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한국교회에서 분립개척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했다”면서“분립개척을 하려고 마음을 먹으며, 구성원간의 리더십의 차가 있으면 안 된다고 판단해 협동목회를 꿈꾸었다. 분립개척의 준비과정으로 교회 구성원들은 그때부터 성경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뜻이 통하는 몇몇 사람들과 성경연구를 하고 있을 때 한 집사님이 17평 되는 사무실을 주겠다는 제안을 해 처음으로 제대로 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김 목사는“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17평이라는 공간이 아니라, 자족할 수 있는 성도들의 마음에 감사했다. 그때 우리는 17평이 없으면 10평도 좋았고 집이 없으면 길거리도 좋았다”며“우리에게 작고 가난한 마음이 있어 돈이 거의 필요 없는 개척을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후로 교회는 한 번 옮겨서 80평짜리 지하실을 사용하였고, 작년 지금의 잠실여고 앞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교회개척 초기 교인들에게 공모하여 만들게 된 교회의 이름‘낮은자리’에는 이 교회가 지향하는 바가 잘 나타나있다. 그것은 그리스도가 주인이라는 작지만 강력한 외침이다. 김 목사는“교회는 교회를 세상에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그리스도를 전하는 곳이어야 하고, 그것으로 말미암아‘우리’가 주님의 종 됨을 선언하는 것에‘낮은자리’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목사는“교회는 궁극적으로‘하나님의 말’의 실현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 마르크스의 실현, 인본주의, 인간외적인 것들과 같은 인간의 어떤 철학이나 수
단으로는 세상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서“‘하나님 말씀’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하나님의 말씀을 실현하는 것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낮은자리교회는 폭발적으로 부흥하는 교회, 혹은 큰 교회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이 세계 속에서 특히 이 땅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교회는 세상을 위해 자신을 불살라 버리는 교회, 순수성을 끝까지 지켜 하나님의 가능성을 유지하는 교회,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서 죽어버리는 교회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낮은자리교회는 복음을 전하는 교회이지 장사하는 교회가 아니라고 강조하는 김 목사는“주님의 복된 말씀을 보험 팔듯이, 콜라를 팔듯이 전하고 싶지는 않았다. 복음을 전하는 방식은 장사하는 방식하고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그래서 지금까지 교회를 홍보해 본적이 없다. 종탑도 달지 않았으며, 신문에 홍보지 한장 넣어본 적도,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준 적도 없다”고 강조한다.

 낮은자리교회는 세상을 바꾸는 꿈을 가지고 있다. “작은 교회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는가? 하고 모두가 비웃을 겁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숫자나 크기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300년이 채 못 되어 로마를 정복해 버렸듯이, 겨자씨만한 믿음만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충분히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라고 말하는 김 목사는 교회의 일꾼들을 독립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내려는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김 목사는“하나님 말씀에 대한 전문가는 목회자 이지만,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는 사람, 목회자의 영향 없이도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에 접근 할 수 있는 사람, 스스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데 훈련프로그램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큰 목회에 대한 이해가 세상과 다르기 때문에 큰 목회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김 목사는“제가 생각하기에는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고 목회를 하면 천하보다 큰 목회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천하보다 귀한 하나님의 말씀을 이 땅에 실제화 한다면 그것보다 큰 목회가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심판 앞에 의인 한 사람이 모두를 구원하듯 순수성을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이 시대를 위한 큰 목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사를 통해 이 땅위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세상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하는 낮은자리교회.자본의 문제, 분단의 문제, 한국교회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접근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세상에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믿는 낮은자리교회는 어쩌면 돈키호테 같은 교회일 수 있다. 하지만 돈키호테가 언제나 불행해 지지 않았던 것처럼 낮은자리교회 성도들과 교역자들이 언제나 설레고 행복감을 느끼며 생활할 수 있도록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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