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성 범죄 소식이 들려온다. 특히 미성년자나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 범죄는 우리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학교 전담 경찰관들이 선도대상인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사건이 터지면서 국민들을 놀라게 하는 것도 모자라 5년 전 고교생 22명이 여중생을 집단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경찰은 이들을 징계하기에 앞서 성폭력이 아니라며 애써 은폐를 하려고 했고, 더욱 국민을 분노케 하는 것은 성관계를 가진 한 경찰이 “아내와 이혼하고 같이 살려고 했다”는 말이다. 어떻게 임신한 아내를 두고 그렇게 말을 할 수 있을까? 그 경찰은 두 여자를 농락하고 상처를 주게 된 것이다.
또 당시 여중생을 집단 폭행한 고교생의 부모들이 자식들에 대한 행위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는커녕 오히려 “5년이 지난 지금 문제를 삼으면 어떻게 하느냐?” “내 자식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너희들이 온전할 줄 아느냐?” 는 등의 말을 거침없이 내뱉으며 한 여성의 인생이 망가진 것을 생각지 않고 있다.
입장이 바뀌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강제로 폭행한 것은 강간으로서 육신은 물론 영혼까지도 죽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살인 행위보다 더 악한 행위를 한 것이다. 성 폭행자들은 모두를 잊고 이제껏 편하게 살고 있지만 그 여중생은 수치의 상처를 안고 평생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그 고교생의 부모들이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런 말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당시 단 한명이라도 자신들의 행위가 나쁘다는 것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범행 2년이 지난 후 또 똑같은 범죄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 경찰관의 집념으로 과거사가 밝혀지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다행이라 생각된다.
이밖에도 전북소속 경찰관이 30대 여성을 성 추행하고, 박유천이 성 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등 연예인 일부가 성 추행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의붓아버지가 10년 넘게 의붓딸을 성 폭행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친 딸들을 성노리개로 농락한 아버지도 있다.
또 60이 넘은 노파를 성 폭행하고 살인까지 저지르며 인간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언제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많은 여성들이 거리를 나서기가 무척 두렵다. 자칫 모든 남자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보며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다. 어찌하다보니 여성에게 우악스럽고 폭력적인 사회가 되었고, 딸들을 가진 부모들 역시 늘 안절부절하는 마음으로 산다. 그만큼 이 사회가 불안하다는 것이다.
한 여성의 말을 인용하면 만원 전철 안에서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는 남자들이 부지기수고, 어느 날은 전철에서 내려 보니 아예 바지의 지퍼가 열려 있을 정도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여고생은 학교에서 교복치마를 입은 학생들을 책상위에 올려 ‘ 엎드려뻗쳐’를 시키는 남자 선생 이야기를 들려주며 치를 떨었다. 학생들 주위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남자 선생으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도 했다. 그들의 증언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많은 여성들이 정말 가혹한 경험담은 아예 입 밖에 꺼내기가 어려울 만큼 참담하다고 말한다.
가장 경악스러운 것은 성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여성들의 성적 결정권이 여성 자신에게 있다는 기초적 상식이 전혀 통영 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다. TV를 보더라도 성적인 말을 거침없이 쏟아 놓지만 아무도 제재를 하지 않는다. 때로는 낮 붉어질 만큼의 무용담이 ‘인증 샷’ 과 함께 뜨기도 한다. 법은 한 나라의 인식 수준을 반영하는 동시에 재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법원의 행태를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기가 차다. 성 폭행범, 그것도 미성년자를 강간한 범죄자들에게 ‘초범’, ‘우발적 범행’, ‘반성하고 있다’ 거나 심지어는 부양가족이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집행유예로 풀어주거나 미약하기 짝이 없는 처벌을 내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합의를 보고 위자료를 지급했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자신의 딸과 함께 자는 13살 딸의 친구를 강간한 아버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1심 재판부는 ‘어린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정신적 피해를 본 만큼 상당 기간 사회와 격리가 필요하다며 5년 형을 선고했으나 즉시 항소하면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강간을 당한 당사자의 상처와는 상관없이 피해자 부모와 5000만원에 합의를 본 것이 참작이 된 것이다. 굳이 미국 법원의 예를 든다면 미국의 경우 40대 남성이 13살 여아를 강간한 것이 들통 나 최소 24년 형을 선고 받았고, 또 13살 소녀를 강간한 39세 남자는 최소 100년, 최장 160년 형을 선고 받았다. 후한 인심의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어떤 이유를 든다 해도 성 폭력은 한 인간을 말살하고 영혼까지도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서 엄벌에 처해야 하고, 이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를 시켜야 한다. 강간범은 영혼을 살인한 살인죄를 적용하고 어떤 이유로든 정상 참작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 안전 시스템도 다시 점검하고, 성 교육을 강화하며 시민의식도 고양시켜야 할 시점이 지났다. 
단 10명의 의인이 없어 멸망한 음란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를 연상시키는 세상이 된 것 같아 두렵기까지 하다. 악(惡)이 선(善)을 구축하는 만신창이 제멋대로의 사회가 되어버렸다. 그들을 탓하고 사회를 탓하기 전 가정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할 부모들인 기성세대들이 각성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나마 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은 그래도 10명의 의인이 있다는 것일까? 기독교인도 많고 교회도 많은데, 참으로 암울한 세상인 것 같다.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