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본 목사

(신학전문기자)

교적부 상의 교인 타입

아브라함 내러티브(narrative)에서 롯은 타산지석, 반면교사로 소개된 인물로서 나중에 자기 욕심의 피해자로 전락 한다. 아브라함 이야기에서 롯이라는 인물에 대해 성경이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주석자와 해석자는 눈치를 채야 한다.
롯은 신앙적으로 표본적 인물이 아니다. 그는 육신의 안목으로 선택한 금싸라기 땅인 소돔과 고모라로 이주했다. 그의 행적을 보면 하나님과의 교감과 소통이 없고 늘 현실적이고 가시적 안목의 인생관을 지닌 보편적 인간이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악행을 저지르지도 않았다. 이른바 교적부 상의 교인 타입이다.
어느 날 아브라함은 조카 롯이 납치되고 그의 가산이 약탈되었다는 비보를 접한다. 침략자는 시날, 엘라살, 엘람, 고임 4개국 연합군 이었다. 아브라함은 즉시 잘 훈련된 자기의 사병 318명을 이끌고 단까지 추격하여 야음을 틈타 그들을 제압하고 쳐부수었다.
이제 전쟁영웅이 된 아브라함을 살렘 왕 멜기세덱과 소돔 왕이 극진히 영접한다. 서구식 인사인 무릎 절을 한 셈이다.
소돔 왕은 전리품에 대한 소유권을 아브라함에게 양도하려 하지만 아브라함은 사양한다. 이제 아브라함은 물질에 대하여 초연해진 단계로의 신앙적 성숙을 더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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