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날 편지 써도 되나요

욤 키푸르

제4차 중동전쟁은 1973년 10월 6일 이집트와 시리아가 주축이 된 아랍 연합군이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함으로 발발했다. 이날은 이스라엘의 안식일 중 안식일인 ‘대속죄일’인 ‘욤 키푸르(Yom Kippur)’이다. 따라서 모든 직장과 가게가 휴무에 들어가고 유대인들은 금식하며 회당 예배에 참석한다. 유대인들의 가장 중요한 종교적 절기인 ‘욤 키푸르’에는 이스라엘 군대의 경계가 느슨해지는 날이다. 이날을 노려 아랍 연합군이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한 것이다. 수십 만 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이스라엘은 총을 잡지 않았다. 태양이 석양으로 기울자 유대인의 안식일이 끝났다. 그때야 비로소 반격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들은 안식일 규정을 금과옥조처럼 여긴 바리사이의 후예이다. 유대인은 신약의 새 질서로 넘어가지 못하고 구약의 옛 질서에 고착되어 있는 말미잘과 같은 존재이다. 예수의 제자들은 안식일에 밀 이삭을 뜯어 먹었다. 추수·탈곡·도정 이라는 노동을 한순간에 한 셈이다. 예수는 안식일에 응급환자도 아닌 만성병 환자를 치유해서 바리사이의 질타를 받았다.
유다사회는 율법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소위 ‘울타리 율법’이라는 것을 포함해 수백 가지의 율법조항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핵심 법률은 안식일 관련 조항이다. 안식일에는 어떠한 사소한 노동도 해서는 안 된다. 보행거리도 제한을 두었고, 소지품의 중량도 한계가 있었다. 편지를 쓸 때 글자 수의 제한도 두었다. 옷과 장신구도 중량을 초과하면 안 되었다.
유대인들은 포기하고 청산하고 폐기해야 할 것을 너무나 많이 고수하고 있다. 반면에 기독교인들은 간직해야 할 것을 너무 쉽게 망각하고 처분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 주일은 평일 보다 육체의 소욕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주님의 영광을 위한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세가 더욱 요청된다.  
구인본 목사 / 신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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