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토론의 종결자 Mr.파충류
기존관념을 의심하는 과오
“에덴동산에 지능지수 높은 수다스러운 파충류가 존재했는가”라는 우문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그 파충류의 발언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야한다. 본 사건에 지나친 심리학적 관심과 접근은 금물이다. 유혹자의 궁극적 관심은 절대자에 대한 인간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인간을 신으로부터 소외시키는데 있다. 파충류는 절대자에 관한 기존관념을 의심케 하는 모두발언을 한다. 그 내용은 인간이 절대자와 같이 될 수 있다는 암시였다. 그것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하와는 평정심을 잃고 뱀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자기본연의 리듬을 상실하고 자기의 수사법을 활용해 하나님의 말씀을 자의적으로 확대재생산 한다. 파충류에게 토론의 주도권이 접수 되었다. 토론 결과는 하나님에 대한 반역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집단적 형태로 나타나 배우자인 아담도 범죄에 연루된다.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죄책감으로 도주와 은신을 기도한다. 신적 존재에 관한 범죄는 공소시효가 없다. 인류 최초의 전과자인 두 남녀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사건의 시말을 순순히 자백한다. 그러나 그 자백에는 세련된 자기변명과 책임전가가 용해되어 있었다. 그 죄 값은 가공할 만한 것이었으나 생물학적 죽음은 집행유예 되어 자연사의 가능성이 열렸다. 하나님의 의중을 외면한 행위는 피조 세계의 왜곡된 현상으로 나타났다. 출산의 고통이 극대화되었으며 인간의 노동에 땅은 더 이상 협조적이지 않았다. 하나님은 초범이라는 점을 정상참작이라도 했는지 소생과 갱생의 기회를 준다. 그것은 가죽옷으로 상징되는 그리스도이다. 선악과의 존재는 인간을 인격적으로 대우 한다는 메시지이다. 그분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체계라는 기계적 방식으로 인간을 다루지 않는다. 선악과를 섭취할 수도 있으나 자의적으로 섭취하지 않을 수도 있는 영예로운 기회를 인간은 배척한 셈이다. ‘선악과의 존재’는 ‘하나님의 자유’에 관한 것 이다. 피조물인 우리가 하나님의 자유에 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다. 그것은 하나님 고유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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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환 목사의 목회에세이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