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의 분쟁 과정에 종교적 요인들

반면에 가톨릭은 프로테스탄트가 사회 모든 영역에서 지배적 자리를 점하면서 자신들을 차별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톨릭이 당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종교적이 아닌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에서 분쟁의 주 원인으로 ‘종교적’이란 말이 주목되는 자체가 종교가 북아일랜드 분쟁에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둘째, 북아일랜드의 분쟁 과정에 종교적 요인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라는 것이다. 북아일랜드의 분쟁 과정에서 종교는 두 공동체의 분절을 공고히 하고 경계를 분명하게 하는 역할을 하였다. 북아일랜드에서 종교는 사람을 규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도 한다. 민족성에 있어서 프로테스탄트들은 49%가 브리티쉬(영국인) 정체성을, 가톨릭은 78%가 아이리쉬(아일랜드인) 정체성을 갖는다고 응답한 것으로 보아 가톨릭이 더 분명한 민족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북아일랜드인들은 종교와 민족성에 의해 강한 사회적 일체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1968년 조사에 의하면 강한 사회적 일체감을 갖게 하는 첫 번째 요인이 ‘종교’이다. 프로테스탄트의 45%, 가톨릭의 38%가 ‘종교’로 인해 강한 사회적 일체감을 갖는다고 응답하였다. 강한 사회적 일체감을 갖게 하는 두 번째 요인으로 ‘민족성’이라 하였으며, 프로테스탄트 45%와 가톨릭 28%가 여기에 응답하였다. 분쟁 전에는 가톨릭이 프로테스탄트에 비해 사회적 일체감을 약하게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분쟁이 진행되는 과정인 1969년부터 1998년 사이에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사이의 차별과 불평등 현상은 매우 심각하였다. 1968년 조사에 의하면 가톨릭의 74%가 자신들이 불평등하게 취급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1973-1974년 조사 결과 가톨릭의 78%가 취업에 있어서 기회가 부족하다 하였다. 실업률은 가톨릭이 프로테스탄트에 비해 항상 2배를 초과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종교에 따라 분리된 가톨릭 학교와 프로테스탄트 학교를 다녔다.
혼합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비율은 약 3%에 불과하였다. 종교가 다른 사람과는 결혼을 하지 않거나 그러한 결혼을 인정하지 않기까지 했다.
북아일랜드에서 경찰의 대부분은 프로테스탄트 신앙인 이었으며, 직장에서 같은 종교를 갖지 않는 사람들을 고용하려 하지 않았다. 이처럼 북아일랜드에서 종교는 두 공동체 간의 분절을 더욱 공고히 하고 경계를 분명히 하는데 역할을 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전재춘 목사
(목양교회, 정치학박사(Ph.D), 전북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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