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공화주의자 정치인 아담스

신페인당은 국민들이 15.5%나 지지하여 의회에서 17명의 의석을 차지한 자신들을 회담에서 제외하는 것을 항의하였다.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이 맺어진 후 페이즐리는 아일랜드 헌법 제2조와 헌법 제3조(북아일랜드를 아일랜드에서 분리) 아일랜드 문제로 국민투표를 반대하였다.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은 잘 준수되지 않았다. 민족주의자들은 분쟁으로 인한 죄수들의 사면과 석방을 요구하였고, 통합주의자들은 IRA와 무장단체의 무장해제를 요구하였다. 2006년 10월 신페인당을 포함한 북아일랜드의 모든 정당이 참여하여 권력공유(power-sharing)를 골자로 하는 성 앤드류 협정(St. Andrews Agreement)이 맺어졌다. 절대로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일이 함께 하는 순간으로 바뀐 것이다. DUP를 이끌며 가톨릭계와 신페인 그리고 IRA 등과 극심한 적대관계를 보이던 페이즐리는 ‘No’에서 ‘Yes’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북아일랜드에 권력공유형 행정부가 들어서고 2007년 5월 8일부터 2008년 6월 5일까지 민주통합당의 이안 페이즐리는 선임장관(First  Minister)으로, 신페인의 마틴 맥귀네스는 부장관(Deputy First Minister)으로 행정부를 맡았다. 
  이안 페이즐리는 프로테스탄트 장로교회의 목사이자 민주통합당을 창설하여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그의 북아일랜드의 분쟁에서의 역할은 프로테스탄트계를 대변하는 인물이라 하겠다. 북아일랜드 분쟁이 가장 극심한 때인 1971년에 민주통합당을 창설하였다. 그는 프로테스탄트 목사로서 기독교 근본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가톨릭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가지  고 있었는데, 로마 가톨릭에는 구원이 없다고 본 것이다. 교황은 구원이 없는 종파의 수장이자 적그리스도로 이해한 것이다. 이것은 북아일랜드 분쟁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본다. 페이즐리는 가톨릭을 단순히 다른 공동체로 본 것이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가톨릭은 적어도 ‘안티’(Anti)였기에 도저히 함께 할 수 없었다. 그가 이끈 민주통합당(DUP)은 얼스터통합당(UUP)과 더불어 분쟁의 한 축을 형성하여 가톨릭을 중심으로 구성된 다른 축과 ‘트러블’(troubles)을 겪으며 북아일랜드를 분절된 사회로 만들었다.         

  C. 가톨릭의 게리 아담스(Gerry Adams : Sinn Fein 당수)

  아담스(Gerard Gerry Adams)는 아일랜드 공화주의자 정치인이다. 그는 1948년 10월 6일 벨파스트 아이리쉬 민족주의자 가문에서 태어났다. 아담스는 아일랜드인이라는 정체성 즉 아이리쉬(Irish)와 가톨릭(Catholicism) 신앙을 근간으로 하는 정체성 속에서 자랐다. 가톨릭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상급학교에 진학을 포기하고 술집종업원으로 사회에 나아갔다. 이처럼 평범한 시절을 보내다가 1967년 북아일랜드공민권협회(Northern Ireland Civil Rights Association)에 들어갔으며, 집 근처에서 일어난 1969년의 북아일랜드 공민권시위 현장에 적극 가담하였다. 이후 IRA에 투신하여 ‘자위 임무’를 맡았으며, 벨파스트 서부지역 IRA 사령관이 되었다. 영국은 아담스를 테러를 행할 가능성이 높은 ‘1급 위험인물’로 취급하였으며, 1971년부터 1983년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투옥과 석방을 반복하였다. 그는 영국 정부와 비밀협상을 전개하여 휴전에 합의하였지만, IRA의 강경파들의 폭력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1980년대 초 아담스는 무장단체의 한계를 느끼면서 제도권 정치로 들어오게 된다. 아일랜드의 통일과 재통합을 위해서 폭력적 방법에서 정치적 방법으로 돌아선 것이다. 자신의 권리를 단순히 폭력으로 표출할 것이 아니라 제도권 정치에 대항할 정치적 힘을 얻어야 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1979년 집권한 영국 보수당 당수 대처는 북아일랜드의 분쟁에 대하여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였다.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은 영국과 대처(Margaret Thatcher)의 정책들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하였다. IRA와 INLA(Irish National Liberation Army)는 1981년 단식투쟁(hunger strike)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천명하였다. 이 단식투쟁에서 영국 정부의 방치로 열 명의 단식자들이 사망하였다. 필자는 2013년 8월 2일부터 4일까지의 단식투쟁 32주년 기념식 현장에서 그들이 ‘자신들의 신념과 권리 그리고 아일랜드를 위하여’ 목숨을 바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담스는 단식투쟁과 같은 상황에서 폭력적 투쟁이 아닌 제도권 정치 안에서 아아리쉬의 인권을 찾을 길을 택하게 되었다. 그는 신페인당에서 정책-창안자policing-maker)의 역할을 하면서 1979년부터 1983년까지 부당수를 지냈고, 1983년에 신페인의 수장이 되었다. 1984년 극단적인 통합주의자에 의해 암살될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그는 1983년부터 지금까지 신페인당의 수장을 맡고 있으며 지금도 적극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990년 11월 영국 총리가 된 존 메이저는 신페인당의 수장인 게리 아담스와 여러 차례 비밀 협상을 가졌으며, 아일랜드의 알버트 레이놀즈(Albert Reynolds) 총리와도 협상을 벌였다. 그의 노력으로 1993년 12월 15일 ‘다우닝가 선언’을 하게 되었다. 이 선언은 북아일랜드의 가톨릭교도와 프로테스탄트교도가 무장을 해제하고 투쟁을 그만둔다는 조건하에 신페인 당과 모든 정당들이 북아일랜드의 미래에 관한 논의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을 규정하였다. 실질적으로 IRA의 배후로 지목을 받아온 신페인 당을 정치적 동반자로 받아들인 계기가 되었다. 이 선언에서 북아일랜드의 미래는 주민 과반수의 동의로 결정한다 하였다. 이것은 신교가 58% 구교 42%인 북아일랜드의 현실을 감안할 때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북아일랜드의 자위대로 하여금 무력행사를 포기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또한 신페인당 게리 애덤스와 사회민주노동당(SDLP) 존 흄은 IRA를 설득하여 1994년 6월 IRA의 휴전선언을 이끌어냈다. 프로테스탄트의 과격한 강경파들도 휴전에 동의하면서 평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 선언은 폭력의 종식과 권력의 동등한 공유를 근간으로 하는 북아일랜드평화협정의 씨앗이 된 것이다.
  1994년 9월 31일 IRA는 무장해제를 선언하면서 게리 아담스의 존재가 전 세계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로부터 1996년까지 18개월 동안 무장해제가 이루어지고, 1997년 7월 15일 통합정당과 신페인당이 권력을 분점하는 자치정부가 세워졌다. 같은 해 10월 13일 토니 블레어(Tony Blair)와 게리 아담스(Gerry Adams)가 북아랜드 스토먼트(Stormont) 에서 만났다. 북아일랜드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회담의 물꼬를 튼 것이다. 영국 총리와 IRA의 만남은 1921년 이후 76년 만에 이루어진 역사적 자리였다.  <다음호에 계속>

전재춘 목사
(목양교회, 정치학박사(Ph.D), 전북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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