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자아도취 - 자기애성 성격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된 ‘자기애’ 즉 ‘나르시시즘(narcissism)’은 ‘나르시스’라는 소년이 물에 비춰진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그 물 속의 자신을 사랑하게 되어 결국 연못에 몸을 던지게 되었고 그 자리에 한 송이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을 ‘나르시스’라고 부른 것에서 시작된 말이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날로 팽배해지는 풍조 속에서 한때 ‘공주병’, ‘왕자병’이란 말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마치 자신들은 특별한 권리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방인들과는 다르다는 선민의식을 가졌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결여된 채 자신의 입장과 처지에 대해서는 특별대우를 당연시 여기는 경우의 사람들을 보게 된다.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자신을‘무수리’나 ‘방자’ 수준으로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보다는 건강한 자아 상태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 도가 지나친 ‘자아도취’는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큰 불쾌감과 거부감을 주게 된다.

 P집사는 외모로 보나 꾸밈새로 보나 별로 흠 잡을 것이 없는 깔끔한 모습이다. 특히 교회식구를 대접할 경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풍성히 차리고, 교역자에 대해서도 최선의 정성을 드리는 등 보통 사람이 흉내 내기 조차도 쉽지 않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는 모든 일에 적극적이며 열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는 적극적이며 열정적이며 완벽주의적인 열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O집사가 상담을 요청하였는데, 그 상담의 내용은 P집사에 관한 것이었다.

 P집사는 보통 사람을 대할 때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내면의 분노표출을 늘 집사에게 한다는 것이다. 그 내용의 대부분은 자신이 하는 일들이 대단한 것이며,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너무나 잘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수고와 애씀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질투하기 때문이며,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선포된 말씀 가운데 자신을 개인적으로 지적하는 말씀이 있다고 짐작하며 또한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을 왕따 시킨다는 피해의식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받게 되었고 자기 정도면 교회에서 특별히 인정해 주어야 하는데 교회가 알아주지 않기 때문에 교회를 떠나고 싶다는 말 등을 거침없이 그대로 표출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뒤에서 교회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불만을 끊임없이 드러내는 P집사로 인해 O집사는 늘 부정적이고 교만한 그의 말을 언제까지 계속 들어주며 도닥거려주어야 할지 자신도 견디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특징은 거만하고 자신감에 찬 나머지 지나친 자기과시와 특별대우를 바라는 자기중심성으로 인해 외향적인 사교태도와 강렬하고 불안정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있기에 더불어 함께 하는 공동체 안에서 마음을 공유하며 적응하며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정신분석가인 프로이드는 이러한 자기애성은 건강한 자기애의 미성숙으로 보았고, 코헛은 ‘웅대한 자기상’의 지나친 발달이나 충격적인 좌절경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았으며, 컨버그는 냉정하고 애정결핍적인 양육 때문이며, 밀론은 부모의 지나친 과대평가나 떠받들어 줌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았다.

 성장과정에서 얻게 된 성격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늘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여 우월함-열등함의 차원에서 평가하는 습성을 가진 자기애성의 문제를 가진 지체에게‘나는 월등한 존재, 아니면 난 무가치한 존재’라는 식의 흑백 논리적이거나 이분법적 인지오류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우리 인간 개개인에게 ‘자기가치’를 부여하신 하나님 앞에 자신의 문제를 직면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며 끝까지 버텨 줄 수 있는 주님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모 전영희

평촌이례교회 목사 사모

상담학 박사 수료

목회상담 전문가

비전사라21 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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