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녀에게 응답과 축복을 주기 원하시는 분이시다. 순종할 수 있는 것을 명하시고 행함으로 나타낼 때 놀라운 역사를 베풀어 주신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리고 성을 7일 동안 돌라고 명하셨다. 여리고 성은 사람이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순종할 수 있는 것을 명하시고 하나님께서 무너뜨려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순종을 요구하시고 순종에는 축복이 따른다. 순종으로 축복받은 사례는 성경에 무수히 많다. 또한 우리 주변에서도 그 살아 있는 예를 찾을 수 있다. 주님과 주님의 종을 향한 묵묵한 순종으로 큰 축복을 받은 평신도를 소개한다. 해남내사교회 유재옥 장로이다.
유재옥 장로는 해남군에서 가장 큰 땅을 경작하는 농사꾼으로 불린다. 11만평의 땅에서 논농사를 짓고 2만평 가까운 밭에서도 고추, 고구마 등의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올 가을 예상되는 백미 수확이 40kg로 7천 가마 가까이 되고 백미 외에도 보리와 흑미 그리고 여타 잡곡들로 큰 소득을 얻고 있다. 해남군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부자 농부’이다.
50년 넘게 농사를 하나님이 주신 천직으로 알고 오직 ‘땅을 돌보는 일’만을 해오고 있는 유재옥 장로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도 많지 않다. 십여 년 전 간척지를 불하 받기 전까지는 수천 평의 땅을 경작하던 평범한 농부였다. 그의 축복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에 대해 해남내사교회 김형근 담임목사는 “유 장로님께서는 ‘축복은 강단으로부터 온다’는 신념이 뚜렷하신 분이십니다. 큰 농사를 짓지만 새벽기도 한번 빠지지 않으세요. 모든 일들을 기도로 시작하십니다. 또한 축복이 강단에서 온다는 신앙이 있어 주의 종에게 순종하십니다. 목회자가 ‘가라고 하면 가고 오라고 하면 무엇을 하다가도 오시는 분’이 유 장로님이십니다.”며 유 장로 축복의 뿌리를 설명했다.
유 장로의 기도에 대한 확신은 특별하다. 아무리 춥고 눈비가 와도 새벽기도에 빠지는 적이 없다. 본인만 새벽기도에 출석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사람들도 독려해 함께 간다. 예전에 교통이 불편해 교회를 오가기 어려울 때 새벽마다 유 장로는 경운기에 사람들을 싣고 교회를 오갔다. 경운기가 얼어 운행이 어려우면 주전자에 물을 끓여 부어 녹여가며 사람들을 태우고 다녔다. 기도는 믿는 자들에게 호흡과 같아서 기도하지 않으면 믿는 사람으로 살아 갈 수 없기에 한시도 기도를 멈출 수 없고, 같은 이유로 기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기도를 권해야 한다는 것이 유재옥 장로의 평소 신념이다. 유재옥 장로는 “예전에는 환경이 좋지 않아도 참 많이도 모여 기도했어요. 요즘은 편하게만 신앙생활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믿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지 않나요? 예전 우리의 자랑스러운 기도전통을 회복하면 기쁘겠습니다”고 기도의 회복을 바랐다.
유재옥 장로는 담임목사에게 절대 순종한다. 담임목사가 어떤 계획을 제시해도 믿고 따른다. 1998년 IMF로 나라가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 유 장로는 경쟁입찰을 통해 큰 땅의 소유권을 얻을 수 있었다. 모두가 농촌은 망했고 농업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할 때였다. 많은 땅을 사게 된 유 장로는 미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당시 농촌의 분위기가 그랬다. 하지만 유재옥 장로는 ‘위기가 기회다. 기존의 방식을 뒤엎고 새로운 방식으로 농사 지으면 농촌도 잘 살 수 있다’는 담임 김형근 목사의 말을 따랐다. 김 목사는 유 장로가 땅을 낙찰 받을 수 있도록 발품을 팔고 고민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낙찰금액도 김 목사가 결정했다. 유 장로는 아무 의심 없이 김 목사의 결정을 따랐고 결국 두 사람의 열심과 신뢰는 열매를 맺어 유 장로는 해남서 가장 넓은 땅을 경작하는 농부가 될 수 있었다. 김형근 목사는 “당시 장로님은 정말 열심히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전적으로 제 말을 따라주셨습니다. 순종을 보시고 주님께서 축복하셨다고 저는 확신합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또한 유 장로는 교회를 건축할 때에도 큰 역할을 했다. 건축 후 해남내사교회에는 부채가 있었는데 유 장로는 자신의 땅값을 다 갚지 못한 상황에서도 윤상기 장로와 함께 흔쾌히 교회의 부채를 감당했다. “부채가 있으면 신자들이 부담스러워하고, 시골의 속성상 좋지 않은 이야기가 확산될 수 있어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드렸을 뿐이에요. 앞으로도 교회 주변 조경을 아름답게 가꾸고 복지관련 건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지금도 시골서는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교회라는 평을 들으면 매우 기뻐요”라며 유 장로는 환하게 웃는다.
유재옥 장로가 축복을 받는 것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베품이다. 유 장로와 아내 김옥련 권사는 나눠주고 베푸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 곡식이든 고구마든 소출하는 것의 상당량을 나눠준다. 달라는 사람에게는 물론 특별히 요청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나눠준다. 유 장로는 전국장로회 부회장, 호남지역 장로회장 등으로 교단과 지방회를 섬겨오고 있다. 교단과 지방회를 섬기며 유 장로와 인연이 맺어진 교단 인사들 중에 유 장로가 지은 농산물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 장로는 많이 나눈다.
또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방회 내 5개 교회 목회자 가정에 쌀을 비롯한 먹을거리를 제공해주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김형근 목사는 “한두 번 할 수는 있지만 10년 넘게 꾸준히 지원하는 것은 사랑 없이는 불가능 한 일입니다. 유 장로님은 사랑이 참 많은 분이에요”고 유 장로의 나눔을 소개했다. 이렇게 베풀고 나누는 유 장로의 마음은 지역민들에게 인정받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유 장로님, 유 장로님”하고 따른다고 한다. 또한 “교회는 많고 장로도 많지만 장로다운 장로는 해남내사교회 장로다”는 칭찬을 듣는다.
유 장로와 아내 김옥련 권사의 베품은 기적을 낳기도 했다. 몇 해 전 김 권사가 크게 아픈 적이 있었다. 서울 큰 병원에 입원한 김 권사는 의사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청천 벽력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 소식을 들은 광주지방회 소속 교회와 목사 그리고 평신도들은 한 마음으로 김 권사를 위해 중보기도를 해 주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김 권사는 죽음을 이겨냈다. 유 장로는 “엄청나게 많은 중보기도를 받은 덕분에 살 수 있었어요. 조금씩 나눴을 뿐인데 기도로 받았어요. 하나님의 섭리를 경험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70을 앞두고 있는 유재옥 장로는 조금씩 은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다행히 착실하고 건강한 두 아들(연준, 연길)이 유 장로의 뜻을 이어 농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유 장로는 두 아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아버지가 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농업을 이끌어 가길 바란다. 유 장로는 “이제는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비전이 없습니다. 젊은 세대에 맞는 선진 농사법을 연구하고 준비하는 아들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키워 농업을 축복의 통로로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고 아들들에 바라는 바를 전했다.
“그동안 제가 해온 것은 그냥 묵묵히 기도하고 목사님께서 하자는 데로 한 것이 전부인데 감당하기 벅찰 만큼 복을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앞으로도 주님 부르시는 날까지 농사 지으며 나누고 살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시면 해외에도 교회를 짓고 싶어 기도로 준비 중에 있어요.”고 남은 인생의 바람을 소개했다.
기자가 해남군에서 유재옥 장로를 취재하며 확인한 바로는 유재옥 장로가 해남군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하나님 착실히 믿고 나누며 살더니 복받더라’는 ‘순종과 축복’의 확실한 모델이라는 사실이다. 그의 순종하는 마음이 대를 이어 전해져 더욱 큰 축복으로 꽃 피우길 기도해 본다. 
박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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