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 23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과 관련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을 구속시켰다. 혐의는 지난해 8월 30일, 부산 해운대 모 호텔에서 박 회장의 비서실장 정 모씨를 통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고, 지난 해 9월 1일 서울에서 또 청탁을 받은 후추 전 비서관은 이를 승낙했고, 그 대가로 지난해 9월 9일, 서울 종로 모 커피숍 인근 벤치에서 현금 2억 원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김도형 영장전담 판사는“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추 전 비서관이 실제 국세청 관계자 등을 접촉했는지 규명하기 위해 통화내역을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추부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홍보기획비서관이 목사라는데 문제가 있다. 그는 웰커뮤니티교회 목사이고, 안양대학교 겸임교수였으며,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소장으로서 방송매체에 많이 출연한 목사였다.

 이 나라에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할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오히려 우울해진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11위로 인정했는데, 반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세계 102위라고 한다. 예수는 만물을 발 아래 두셨는데, 왜 오늘날 한국교회 대다수는 물질신 맘몬에 약할까?

 이제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모습 속에서 물질 욕심에 대한‘축복론’을 주관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철학자대회 때 소주제로 등장한 기독교철학자 다석 유영모(1890~1981)의 말에 귀 기울여 볼 때이다. 그는 함석헌의 스승이었고, 하루 한 끼만 먹고, 항상 걸어 다녔으며, 널빤지 위에서 잠을 잔 독특한 사람이다. 그는“우리는 일정하게 머무를 곳이 없다. 그래서 무주(無住)이다. 머무를 곳이 있다면 그것은 우주일 뿐이다. 우주 공간이 우리의 주소이다. 사람은 모두 머무를 곳을 찾는다. 그러나 머물면 썩는다. 주(住)라야 살 것 같지만 무주(無住)라야 산다. 머무르면 그쳐 버린다. 산다는 것은 자꾸 움직여 나아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정배 감리교신학대 교수가 쓴『없이 계신 하느님, 덜 없는 인간』(모시는사람들 刊)에서 유영모의 신학세계를 본격적으로 조명했는데, 이 교수는 "유영모는 가장 한국적인 정신의 맥을 갖고 기독교를 이해한 분이다. 그의 사상을 통해 한국기독교는 성장, 물량화, 기복 위주의 가벼운 기독교가 되기 이전의 정신으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물량화와 추부길 목사와 같이 돈(맘몬 우상)에 약한 모습에 대한 비판에 귀기울여야 할 때이다. 공자가 논어에서“군자는 자기의 허물에 대해 듣기를 좋아해서 허물이 없게 되고, 소인은 자기의 허물에 대해 듣기를 싫어해서 허물이 남게 된다”라고 말한 것처럼 한국교회가 소인배가 되지 말고, 군자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조엘 오스틴이『긍정의 힘』에서“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고, 우리에게 부당하게 대한 상사를 용서하고, 우리를 배반한 친구를 용서하고, 어릴 적 우리를 학대한 부모님을 용서해야 한다. 원망이 점점 깊이 뿌리내리고 계속해서 우리 인생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하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 한국교회를 민망하게 만든 추 목사를 위해서 중보의 기도를 해야 한다.

기자 양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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