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인생은 두려움의 바다 위를 떠돌다 질식사하는 존재처럼 보인다. 우리를 떨게 하는 메르스의 공포, 요 몇 년 사이에 지진과 태풍으로 수만 명,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면서 과연 인간이 해낼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회의를 갖게 된다. 좀 인간을 과소평가하는 것 같지만 그저 하루 세끼 양식을 해결하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온 세상이 전쟁과 기근과 지진과 질병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런 자연적인 재해만이 문제가 아니다. 최근에 상영되는 인기영화는 대부분 분노와 복수하는 영화이다. 영화제목도 섬뜩해요. “참을 수 없는 순간, 분노의 질주, 어벤져스(avengers 복수자), 분노의 도로”. 분노의 도로의 여자 주인공은 이름도 분노라는 이름의 스페인어 퓨리오사(furiosa)이다. 실제로 우리나리에서는 군대에서 집단 따돌림 받은 것을 이기지 못하여 총기로 사람 5명을 죽인 임병장,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다툼 끝에 살해한 사건, 50대 남성이 차량에 가스통을 싣고 파출소로 돌진한 사건, 또한 큰 두려움이다. 영화가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나라는 분노와 복수에 빠졌다. 지난 교단총회에서도 우리가 한 형제인가를 모를 지경이었다.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이 나라의 지도자들이나 기업인들이 어려움을 당할 때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나라의 백성들이 그 두려움을 대처하는 방식이 어떠한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시대의 안개 속에 묻혀 세상이 온통 어두 울 바로 그때 과연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바라다보아야 한다.
한마디로 이렇게 어렵고 힘들 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하는 일이다. 바울이 유라굴라라는 태풍을 만나 배가 침몰위기에 있을 때 바울이 한 말이 무엇인가? 사도행전 27장 24절/ “두려워하지 말라 …….여러분이여 안심하라…….나는 하나님을 믿노라”.
그리스도인은 어려움이 올 때 기도하는 사람이다. 역사적으로 지구촌과 나라가 어려울 때에 그리스도인들은 기도했다. 가나안농군학교 김용기 장로는 매일 기도의 제단을 쌓았던 분이다. 그 분은 하루에 네 시간을 기도했다. 아침에 두 시간, 저녁에 두 시간 기도했다. 그는 암울한 현실을 보면서 정치를 탓하거나 사람이나 환경을 탓하지 않았다. 그런 중에도 “기도하면 세상이 변한다” 그리고 ‘조국이여 내가 기도하니 안심하라’는 기도의 신조어를 내놓기도 했다. 우리도 지금은 기도가 절실한 때이다.
나라가 메르스로 어렵고, 교단이 바른 길을 찾지 못하고, 세상이 두려움에 쌓일 때는 믿음의 사람들이 세상속의 시간을 줄이고 기도해야 한다. 하루에 30분이라도 기도의 지성소에 들어가 눈물로 기도하는 성도들 때문에 이 민족이 하나님의 복을 누린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모든 사람이 파도를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파도가 거칠수록 파도를 타며 즐기는 사람이 있다. 파도가 일어나면 이때가 바로 파도의 즐거움을 맛보는 시간이라고 바다로 뛰어가는 사람이 있다. 바다에 파도가 일어나면 파도를 타기 위해 바다로 가는 이들이 있다. 파도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기도가 무엇인가? 우선 기도는 기법이 아니다. 기교를 부리고 기술을 습득하여 주문을 외는 것이 아니다. 기도는 견딜 수 없는 하나님에 대한 갈망과 뜨거움을 자신의 몸으로 쏟아내어 언어의 옷을 입는 것이 기도이다. 그래서 기도는 바윗돌과 같이 딱딱하고 무겁고 답답한 인간일지라도 한번 기도하기를 마음먹으면 거룩하신 하나님이 쏟아 부으시는 불꽃을 만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왜 기도하는 데도 하나님이 침묵하실까 하는 의문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시선과 얼굴을 피해서 자기 편한 데로 하나님이 해주시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기도는 자기 생각대로 되게 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즉 하나님의 의도하신 바를 피하지 않고 기도하면 맨 먼저 우리의 거짓되고 닫혀진 영혼이 하나님의 불을 만나면서 그 부정한 것들이 태워지고 부서지고 새로운 존재로 서는 것이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가 그랬다. 그래서 기도 없이는 성령이 없고, 기도 없이는 설교가 불가능하고, 기도 없이 선교와 복음을 전할 수도 없다.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이 맨 먼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신다. 그리고 변화 시키신다. 기도로 불이 붙기 전 까지는 제 아무리 멋지고 완벽하고 매끈하다 할지라도 죽어있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코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 기도는 내가 바뀌는 것이다.
하나님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람인 나를 움직여 하나님의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트렌치 주교가 말한 것처럼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꺾는 작업이 아니다 기꺼이 자발적으로 베풀어주시려는 그분의 마음을 붙잡는 행위일 뿐이다.” 라고 했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꺾어 내 수하에 두는 것이 아니라 나를 꺾어 그분의 마음을 붙잡는 것이다. 기도란 응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기도함으로서 하나님과의 교제가 두터워지고 깊어지고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는 은혜의 수단이다.
왜 그런지 아는가?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기도를 통해 힘을 주신다. 즉 에너지를 주시는데 그 사람의 마음에 힘을 주신다. 힘없는 사람이 갑자기 힘이 생기면 어떤가? 자신이 생긴다. 확신이 생긴다. 사는 것에 재미가 생긴다. 그래서 기도하면 생각이 밝아지고 일을 수습하는데 명료해지고 참된 생각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우리가 잘 아는 야곱이 그랬다. 그가 얍복 강에서 절대 절명의 시기에 하나님과 씨름한다. 하나님은 그렇게 하나님과 씨름하는 야곱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었다. 하나님은 야곱의 인생에 가장 큰 축복을 주셨다. 그 축복의 핵심이 바로 야곱자신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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