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맡긴 바지가 분실되었으니 화가 날만도 하고 보상을 요구할 수가 있다.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처럼 상식을 벗어난 배상 청구는 누가 뭐라 해도 정당화 될 수 없고 이해를 할 수 없다. 바지 값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돈으로 600억 원을 요구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로서는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물론 소송인이 법을 잘 아는 법률전문가로서 나름대로 정확한 논리를 갖고 청구했지만 상식에 벗어나는 청구액이었다.
그 사건이 매스컴을 통해 미 전역에 알려지면서 법을 악용하는 그의 판사직을 박탈하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심지어는 그의 정신 감정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결국 재판에서 한인 세탁소의 손을 들어 주기는 했지만 참으로 어이없는 사건인 것만은 분명하다.
왜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가능한 것일까. 사물을 판단하는 자기 자신이 자기중심적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처럼 ‘자기중심적 성향’이 지나칠 경우 이런 어이없는 경우를 초래한다고 한다.
우리 교회 안에도 ‘로이 피어슨’식의 논리를 갖고 자기주장만 정당화하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우리는 총회주간을 맞았다. 그리고 일 년, 혹은 이 년 동안 총회를 이끌어갈 총회장, 부총회장을 비롯하여 임원들을 선출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오직 자기 논리만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착각 속에 빠져 사는 사람이 혹 출사표를 던졌다면 결코 임원으로 선출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빛 좋은 개살구처럼 실행하지도 못 할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무조건 당선만 되고 보자는 사람도 안 된다. 돈을 뿌리며 이 지방, 저 지방을 기웃거리는 사람은 더욱 안 된다. 선거문화에 있어 이제는 사회도 완전히 바뀌었다. 깨끗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 클린선거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를 실천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이다.
임원에 출마했다며 전국을 돌면서 자기 알리기에 급급한 사람들을 보면 모두가 자신만이 주의 종이고, 자신만이 가장 유용한 인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자기가 부총회장이 되어야 하고 자기가 임원이 되어야만 교단이 발전하고 남이 당선되면 우리교단이 엉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결국 자기중심적 성향을 띤 ‘로이 피어슨’ 같은 논리에 스스로가 깊이 빠지다 보니 상대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냉철한 정책 등을 발표하기 보다는 무조건 뛰고보자는 생각으로 많은 시간을 흘려보낸다.
심지어는 모 라인과 연결을 하고 그의 노선을 따르겠다고 추파를 던지는 모습을 보면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말로는 교단 화합을 외치면서도 자기들 스스로는 지역분파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소위 지도자임을 자처하는 후보자들, 한 교단을 책임지겠다는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며 자신이 펼쳐나갈 정책에 비중을 둔 사람이 우리교단에는 필요하다.
특히 대의원들은 그들의 과거 전력을 잘 보고 투표해야 한다. 과거에 어떤 일을 해 왔는가? 교단에도 도움이 되었던 사람인가? 등을 잘 살펴보는 지혜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기 정체성도 없고, 단지 부총회장이나 임원이 되기 위해 눈치나 보는 사람을 뽑는다면 우리교단은 반드시 후퇴할 것이다.
극단적인 이기주의 철학을 하는 사람들의 말 중 공감이 가는 말이 하나 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헐뜯는 일로 하루를 보냈다면 과연 그 하루는 누구를 위한 삶이며 누구의 생(生)을 대신 살아준 것이냐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미운 사람을 생각하며 그의 생을 허비해 온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런 마음으로 어떻게 바른 교단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인간의 병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습관 중 고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흔히 잘된 일은 언제나 자기가 잘했기 때문이고 잘못된 일은 그 책임을 남에게 전가시키고, 때에 따라서는 환경을 탓하는 못된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유능한 임원이 되려면 용서하는 마음과 관용을 베풀며 무엇보다도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굳이 성경을 인용하지 않아도 사물이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것은 모두 자기 눈 속의 들보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사물을 판단하는 자기 기준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들보를 제거하지 않고 착각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왜곡된 ‘자기중심적’ 시선은 고쳐질 수가 없다.
사람들은 누구라도 남이 이해해 줄 수 없는 또 다른 무엇이 자기 안에 있다. 그러나 총회를 위해 큰일을 해보겠다는 사람은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보고 판단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승객은 착시 현상을 보이는 사람에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는다.’. 자칫 총회 임원 후보자들이 로이 피어슨처럼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교단이 망하고 흥하는 건 오직 대의원들의 손에 달렸다. 만사가 인사이기 때문이며, 하나님의 방법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대의원들의 현명한 선택으로 교단의 미래가 더욱 밝아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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