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교회도 성장할 수 있어요”

도시교회에서도 하기 힘든 훈련프로그램 활발히 진행
농촌마을의 생활·교육·문화의 중심역을 교회가 감당

 현대인은 어쩌면 땅을 떠나 살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첫 세대인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거나, 도시적 생활양식을 당연하게 누리고 살고 있으며, 이러한 도시적 삶을 지탱하는 각종 사회·경제적 시스템 속에서 편안함을 누리며 살고 있다. 이제는 도시가 우리의 고향이 되어 버렸고, 농촌을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소수가 되어 버렸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살다 도시에서 삶을 마감하는 세대이며, 도시를 떠나 산다는 것은 곧 뿌리가 뽑힌 나무가 되는 것 같은 두려움마저 준다.

 교회 안에서도 농촌에 대한 관심은 뒤로 물러 난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도시에서 교회성장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고, 농촌은 경제, 교육, 선교 등에서 소외되어 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이렇게 열악한 농촌의 객관적 현실에서도 자립을 넘어 성장을 이루고, 여느 도시교회와 다르지 않게 지역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을 해 나가고 있는 경기도 화성시 하저교회(임홍수 목사)를 찾았다.

 하저교회는 1945년 11월 아현성결교회의 신생부인회에서 김창순 여전도사를 파송해 화성시 월기동에‘월기교회’를 세움으로 태동했다. 이후 1976년에 현재 위치하고 있는 하저리 893번지로 교회를 이전하게 되고, 1981년 9월 이종세 목사가 부임해 13년간 목회를 이끌면서 교회이름을 현재의‘하저교회’로 변경하고, 교회건물도 새롭게 건축했다. 현재의 교회 건물은 국민일보가 선정한 아름다운 교회건물 50에 포함될 정도로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건물로 1992년에 부임한 김관영 목사가 새롭게 건축했다.

 2000년 10월 부임후 지금까지 하저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임홍수 목사는“부임 초 시골분들의 특성상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성향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면서“이곳에 와서 십년동안 한 것은 시골분들의 마음을 얻고, 닫힌 마음을 열어 외부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 것이다”라고 그동안 어려웠던 점을 토로했다.

 임 목사는 마을 주민들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목회의 방향을 선교에 포커스를 맞췄다. 교회학교 수련회, 성경학교를 진행하면서 전도를 강조하고, 제자훈련학교를 5기째 운영하면서도 전도와 현장실습에 역점을 두어 왔다. 제자훈련학교에는 반드시 해외단기선교 프로그램이 뒤따른다. 지금까지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국,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해외단기선교에는 청년 뿐만 아니라 유아, 성년들도 모두 함께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 속에서 닫힌 마음이 열리고 성도들 하나하나의 마음속에서 변화가 오는 것을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저교회는 농촌에 있는 교회이지만 도시의 어떤 교회보다 훈련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고 또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교회이다. 현재 하저교회는 새가족 정착이나 전도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알파코스를 운영하고 있고, 기존 신자들을 양육하고 훈련하여 비전을 발견할 수 있도록 제자훈련프로그램(DTS)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훈련프로그램을 통해서 성도들의 신앙이 정착되고 성장하는 특별한 계기가 되고 있다.

 임 목사는“농촌교회는 물론 도시 대형교회에서도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 만큼 하저교회 신자들이 목회자의 말에 순종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서“전적으로 성도들의 자발성 덕에 시골에서도 이런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저교회는 지역밀착 교회이다. 하저리에서 하는 모든 행사의 중심에는 하저교회가 있다. 하저교회의 공간에서 하저교회의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하저리의 모든‘동네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하저교회는 열린 교회이다. 마을에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교회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도서관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부활절, 성탄절, 추수감사절 행사 때도 불신자들까지 참여해 동네잔치를 벌인다.

 올해 임 목사는 교육문제에 중점을 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시골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교육문제이다. 교회차원에서도 다음세대를 준비할 교회학교 문제가 심각하다”면서“학생들의 영성, 인성, 지성을 키우는 데 올해 목회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촌의 특성상 아이들이 학원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아, 그 학원의 역할을 하저교회가 맡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일주일동안 교회에서‘영어합숙캠프’를 진행 했다. 일주일 동안 교회에서 먹고 자면서 집중적으로 영어교육을 진행해, 하저리 마을아이들이 영어에 대해 막연히 가졌던 두려움을 덜어 주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지금도 영어교육 뿐만 아니라 한문교실, 악기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목회와 농사를 같은 사역으로 생각한다는 임 목사는“농사는 정직하다. 뿌린대로 거둘 수밖에 없다. 하저교회에서도 말씀의 씨를 뿌리고 잘 자라도록 힘써왔다.”면서“삼십 배, 육십 배, 백 배 열매를 맺는 것은 나의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에 달려있다. 열심히 달려왔으니, 오직 하나님의 은총을 기다릴 뿐이다”라고 말했다.

 척박한 농촌의 현실에서 말씀의 씨를 뿌리고 성장의 열매를 기다리고 있는 하저교회의 모든 성도들에게 주님의 은혜가 가득하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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